[사설]미국 상호관세 25% 부과, 울산 산업에 닥친 관세폭탄 현실화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부터 한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의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비록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조금 미뤄졌을 뿐 철강(50%), 알루미늄(50%), 자동차(25%)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피해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번 고율 관세로 인해 수출로 먹고 사는 산업도시 울산의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8일 미국의 상호 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아 한국의 수출 성장 전망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에 대한 협상 가능성도 크게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 자동차, 차 부품, 철강, 일반기계 등 하반기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울산은 더욱 험난한 고난의 바다를 건너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올해 5월 말까지 울산의 누계 수출액은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특히, 울산 수출의 약 32%를 차지하는 대미 자동차 수출은 4월(-25.6%)과 5월(-37.8%) 직격탄을 맞았다. IBK기업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5% 고율 관세 부과 시 울산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28억 달러(4조7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의 수출기업들은 트럼프 발 ‘관세 시한폭탄’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미 수출기업의 80.6%, 미국 외 수출기업의 60.8%가 납품 물량 감소와 단가 인하 요구 등 실질적인 피해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상호·품목)가 20%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자동차 부품 기업과 철강·알루미늄·파생제품 기업의 60%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미 관세 협상은 미국의 경제적 요구와 정치적·안보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후의 순간까지 협상에 모든 힘을 다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 지자체, 기업 등은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수출 전선의 붕괴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