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언양상가시장, 군 직접개입은 유보
2025-07-10 신동섭 기자
9일 찾은 언양종합상가시장. 건물 외부에 구조안전 위험시설물 알림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건물 1층은 시설현대화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비어 있지만, 2층은 여전히 미용실 1곳과 음식점 2곳이 영업 중이다. 또 건물 내부 천장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 철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언양읍의 중심 상권이었던 언양알프스시장 내 언양종합상가시장은 지난 1984년 준공된 건물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께 시설현대화사업 도중 건물 기초 구조물 부재, 균열 등 심각한 하자가 확인됐고,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아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긴급안전조치를 위해 퇴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공사가 중단되고 장사를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일부 상인들과 군의원이 공설시장으로의 전환, 임시 오일장 개설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군은 지난 3일 ‘언양종합상가시장 지원 TF’를 구성했다. 지역경제과, 기획예산실, 안전총괄과, 민원지적과, 건축허가과, 도시과 등 6개 부서가 협업하는 형태다.
TF의 주요 역할은 언양종합상가시장에 얽힌 법률적, 행정적 문제를 검토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점포별 복잡한 권리관계, 토지 분할, 건축 관련 상담 등 실질적인 행정 지원이 핵심이다.
공설시장 전환 대신 지원 TF를 구성한 것을 두고 군이 시장 매입 거부 의사를 간접적으로 비춘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TF가 공설시장 전환 등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상인들이 자립·자결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언양종합상가시장이 토지 소유자 124명, 건물 소유자 110명, 건물 외벽에 접한 가설건축물 25곳 등 매우 복잡한 권리관계를 안고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공설시장 전환은 건물주, 토지주, 상인 등 이해관계자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현재까지 90%의 동의만 확보된 상황에서 일부 반대와 연락 두절, 사망자 등으로 인해 진행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언양종합상가시장은 한 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우선 행정적으로 지원을 통해 매듭을 풀어보려 한다”며 “사유재산을 매입할 경우 형평성 문제 등 심도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