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복종자 방류 고수온·갯녹음 ‘겹악재’
2025-07-11 오상민 기자
10일 울산시 구·군에 따르면, 지난해 전복 생산량은 4.03t 규모로 집계된다. 전년도(9.7t)와 비교했을 때 58%나 감소한 수치다.
동구, 북구, 울주군 등 지자체는 전복 자원 조성을 위해 매년 전복 종자를 방류해왔다. 올해도 △동구 11만여마리(9000만원) △북구 19만여마리(1억7400만원) △울주군 39만여마리(3억4000만원) 등 총 6억원, 69만여마리의 전복 종자가 방류됐다.
하지만 수확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본보가 확보한 ‘최근 5년간 종자 방류 대비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A 어촌계의 경우 5년 평균 방류량(방류 3년 후 생산 기준)은 3만2829마리였으나, 실제 평균 생산량은 1672마리(5%)에 그쳤다. 같은 기간 B 어촌계도 평균 방류량 3만9872마리 대비 생산량은 1302마리(3%)로 나타났다. 그나마 C 어촌계만 9%(2541마리)의 생산율을 기록했으나, 방류량 대비 수확량은 여전히 미미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전복은 여름철(6~8월)에 산란한다. 이 시기 수온이 25℃ 이상 오르면 혈액세포가 파괴돼 생리 활성이 급격히 저하되며, 특히 전복 양식장이 밀집된 해역에서는 산소 부족까지 겹치면서 폐사율이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는 여름철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치솟으면서 전복 집단 폐사가 우려됐던 ‘역대급 고수온’으로 기록된 해였다. 올해도 지난 9일부로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고수온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1단계→심각 2단계 순이다.
울산수협 관계자는 “해조류가 줄어들면서 바다사막화가 심각하다 보니, 전복을 방류해도 먹잇감이 부족해 기대만큼 자라지 못한다”며 “고수온 현상으로 전복의 생리적 스트레스가 커지고, 결국 폐사 위험도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전복은 울산 연안 수산자원 조성과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주요 방류 대상 품목으로 꼽혀왔으나, 최근 고수온 등 기후위기가 겹치면서 방류 정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어촌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수온으로 전복, 소라 등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고수온 대비책 마련으로 분주해졌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수산재해 자체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대량폐사 같은 경제적 피해는 사전 관리로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전복 사육관리 매뉴얼을 참고해 수온 상승기에 먹이 공급량을 줄이거나 가두리 수심을 깊게 조정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