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전시장 점포-노점간 ‘자리 싸움’ 지속
2025-07-11 주하연 기자
10일 방문한 구역전시장. 시장 내부는 손님과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점포가 위치하고, 그 점포 앞에는 다시 노점이 줄지어 늘어선 형태다. 이중으로 좁게 배치된 상업공간 사이를 고객과 차량이 동시에 오가다 보니 시장 안은 언제나 복잡하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고객의 정차 문제 때문에 상인들끼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점포 상인들은 “손님이 점포를 들르기 위해 잠시 차를 세우면 노점 상인이 쫓아내듯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자기 땅처럼 노점상 손님들만 차량 정차를 허용하는 문화가 팽배해졌다”며 “물건 상·하차를 할 때도 노점 앞이라고 못하게 제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노점상들은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물건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다. 사고가 나도 ‘나몰라라’ 한다”며 “서로 지킬 건 지켜야 갈등도 줄고 시장도 살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구역전시장에는 시장 내 안전사고 예방과 노점의 질서 유지를 위해 노점 설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다. 이는 노점상들이 물건을 진열할 수 있는 구역을 구분해둔 선으로, 이 선을 벗어난 무단 점유는 행정처분 대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일부 상인들이 물건을 선 밖에 진열해 통행을 방해하거나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상인 간 갈등이 고조되자 일부 상인들은 중구청에 보다 탄력적인 주·정차 운영 방안을 건의했다. 시장 내 황색 실선을 구간별로 조정하고, ‘10분 이내 정차 허용’을 제도화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도로 위 무단 적치물은 주기적인 순찰을 통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가이드라인 밖 물건은 원상 복구하도록 지시하고 있다”며 “시장 안 황색선은 불법주·정차구역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노점 안내선이기 때문에 애초에 불법주·정차 단속 구역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성열 구역전시장 상인회장은 “좁은 아케이드 안에서 차량이 교행하며 고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고 안전 문제도 간과할 수 없어 오는 9월부터 오전 시간에 한해 ‘차 없는 거리’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한시적 차량 통제를 통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상인 간 갈등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