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대학교와 산업체 간의 산학협력 및 기술이전
대학교와 산업체 간의 산학협력은 학문적 연구와 산업 현장의 요구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 이는 대학의 지식과 기술이 산업에 적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협력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기술이전이다.
산학협력은 단순히 기술 이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은 산업체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이는 인턴십, 현장 실습 프로그램 운영, 그리고 산업 맞춤형 교육 과정 개발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산업체는 대학의 기초 연구에 투자하여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우수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채용하여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국가 전체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기술이전은 대학이 보유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영업비밀, 노하우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권을 산업체에 이전하여 상업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기술 설명회, 기술 평가 및 가치 산정, 협상 및 계약 체결, 그리고 기술 사업화 및 후속 지원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성공적인 기술이전은 산업체에 신제품 개발,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품질 개선 등 직접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이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혁신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술이전은 대학의 연구가 단순한 논문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경제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통로인 셈이다. 필자는 울산의 덕산하이메탈에 반도체 패키징에 필수불가결한 솔더볼 제조기술(특허2건)을 이전하여 산업화를 유도하고 반도체산업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기술이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이전받은 산업체의 역할과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다음과 같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적극적인 기술 내재화 및 응용이 필요하다. 이전받은 기술을 자의 생산 시스템, 조직 문화, 인력 구성에 맞게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적용하는 노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 내부 인력의 심도 있는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연구 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단순히 기술 문서만 받고 방치하는 것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에 불과하다.
다음으로는 기술의 지속적인 개선 및 고도화다. 이전받은 기술은 시작점일 뿐이다. 시장의 변화와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끊임없이 개선하고 고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자체 연구 개발 부서의 역량을 강화하거나, 대학과의 지속적인 협력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기술이전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런 다음 대학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있어야 한다. 기술이전은 대학과 산업체 간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기술을 이전받은 후에도 대학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적인 애로사항 발생 시 대학에 자문을 구하고, 새로운 공동 연구 기회를 모색하는 등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대학의 연구 방향 설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미래 산학협력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정은 울산대학교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