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베테랑들 골목민원 해결사로
2025-07-14 김은정 기자
‘해피생활민원기동반’은 동구민을 대상으로 수전 및 샤워기 교체, 안전바 설치 등 소규모 수리를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이 사업은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기술을 갖춘 지역 퇴직자에게는 현장에서 익힌 기술을 활용한 재취업의 기회를 열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채용에는 HD현대중공업 등 지역 주력 산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기술 인력이 다수 지원하면서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8명을 모집한 신규 채용에서 총 35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중 66%인 23명이 조선업 또는 자동차 산업 퇴직자였다.
이들은 현장 실무 경험이 풍부해 관련 자격증만 보유하면 별도의 교육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해 참여 문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에서 용접 등의 일을 하다가 퇴직한 뒤 2년째 기동반에서 일하고 있는 이한규(67)씨는 “배를 만지던 것에 비하면 지금 들어오는 소규모 수리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웃었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며 배운 기술이 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보람 있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조선소 퇴직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에서 엔진 조립과 시운전을 담당했던 경력이 있는 김창식(67)씨도 “평소에도 조립과 설비 작업을 즐겨온 터라 별다른 준비 없이도 곧바로 일할 수 있었다”며 “퇴직 후에도 일을 하면서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최근 기존 화정동 뿐 아니라 전하동과 방어동 일원에도 해피생활민원기동반이 소속된 마을관리소를 개소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내년에는 남목동에도 신규 마을 관리소가 설치돼 더 많은 주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구청 관계자는 “퇴직자들의 실무 기술을 지역사회에서 다시 활용하는 의미 있는 사례로, 주민 민원 해소는 물론 증가하는 퇴직자 일자리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마을 단위의 생활 불편을 신속히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