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끄떡없는 친환경 도로포장재 눈길

2025-07-18     오상민 기자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도로포장 분야에도 친환경 기술과 자원순환을 접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울산 울주군 웅촌면에 본사를 둔 도로포장 전문기업 에스엠텍이 있다. 에스엠텍은 고온에도 강한 내구성과 유해물질 저감, 그리고 높은 경제성을 앞세운 ‘순환상온아스콘’ 기술로 탄소중립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17일 에스엠텍에 따르면, 순환상온아스콘은 폐아스콘 등에서 추출한 아스팔트 콘크리트용 순환골재(90% 이상)를 주재료로 사용해, 채움재(첨가재), 물, 천연골재, (개질)유화아스팔트를 상온(5~35℃)에서 혼합·생산하는 신공법의 아스팔트 콘크리트다. 이 과정에서 가열 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유해물질 배출도 대폭 저감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울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폭염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솟아오르거나 내려앉는 ‘소성변형’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북구 농소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아스팔트가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밀려나 하수구 덮개를 덮고, 차선이 지워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는 고온에 비교적 변형이 될 수 있는 기존 가열 아스콘이 여름철 도로 하중을 견디지 못하며 생긴 현상으로 알려졌다.

순환상온아스콘은 이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가열 없이 상온에서도 시공이 가능하며, 포설 중 질소산화물·황산화물·일산화탄소 등의 유해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벙커C유 사용량은 ‘0’이며, t당 952원이 부과되는 탄소세 부담도 없다. 또 가열에 따른 화상·화재 위험이 없어 작업자 안전성도 높다.

에스엠텍은 웅촌면의 생산기지에서 파쇄된 폐아스콘·콘크리트를 고운 입자로 분리한 뒤, 유화제와 물을 혼합해 유화아스팔트를 만든다. 이를 다시 순환골재 및 천연골재와 섞어 상온 상태에서 균일하게 혼합하면, 고온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순환상온아스콘이 완성된다. 제조공정이 단순해 설비 투자비가 적고, 품질 표준화에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경제적 측면도 눈에 띈다. 순환상온아스콘은 재활용률이 90~100%에 이르고, 기층용 기준 t당 6만원대로 기존 가열 아스콘(9만원대)보다 약 30% 저렴하다. 연료비 절감 외에도 유지보수 예산 축소와 탄소배출권 미부과 등의 이점이 크다.

기술적 성능도 입증됐다. 순환상온아스콘은 국토교통부의 도로포장지침 기준을 만족했으며, 환경부 GR(우수재활용) 인증과 환경마크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마샬안정도(Marshall Stability)는 6000N(뉴턴) 이상으로, 일반 가열 아스콘의 3500N 수준을 크게 웃돌며 여름철 고온과 하중에 강한 내구성을 보인다. 전국적으로 동일 품질의 제품 공급도 가능하다. 순환상온아스콘은 전국 주요 권역에 생산설비가 구축돼 있어 지역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하다. 울산 지자체에서도 시범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남구 옥동IC~울주 갈티IC 1.2㎞ 구간 기층 포장에 순환상온아스콘이 사용됐으며, 향후 범서읍 구영리 다목적체육관 건립공사, 언양 반송삼동 도로개설사업, 반구천 암각화 우회도로 공사, 미포국가산단 진입도로(주전~어물동) 확장공사 등 주요 현장에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조형래 에스엠텍 건설총괄사장은 “순환상온아스콘은 환경과 품질,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세대 도로포장 기술”이라며 “폭염과 기후변화,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공부문부터 적극적인 관심과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