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단수까지…서울주 3만5천여가구 고통

2025-07-21     신동섭 기자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울산 울주군 일대에 300㎜ 넘게 쏟아진 폭우로 인해 주요 송수관로가 파손되면서 20일 오전 언양, 삼남, 삼동, 상북, 두동, 두서 등 3만5000여가구에 단수가 발생했다. 단수 현장에서는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김치통, 대야, 양동이 등이 총동원됐고, 음식점들은 휴업하는 등 주민 불편이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단수는 주말 아침 일상을 크게 흔들었다. 삼남읍 일부 지역에서는 19일 늦은 밤부터 수압이 급격히 약해졌고, 다음 날 새벽부터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일요일 출근길에 나선 일부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공급이 중단된 물 사정에 생수를 이용해 간신히 씻거나, 아예 씻지 못한 채로 출근해야 했다. 주부들은 아침 식사를 생수에 의존해야 했으며, 가정마다 식수와 생활용수 부족에 당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모(50대·울주군 삼남읍)씨는 “새벽부터 물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생수로 얼굴만 씻고 출근했다”며 “왜, 언제부터 언제까지 단수가 이뤄지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했고, 결국 마트에서 생수를 여러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울산 상수도본부 등에 따르면 단수의 원인이 된 송수관로는 범서읍 천상정수장에서 언양으로 연결되는 지름 900㎜ 관로로, 범서읍 사연교 인근 지점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수도본부는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부터 누수 탐사팀 10개 조를 투입해 누수 지점을 정밀 진단했으며, 현재 해당 구간에 대한 긴급 복구 중이다. 일단 21일 오후까지는 복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태화강 유속 증가 및 협잡물 증가로 관 일부가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시는 오전 7시47분께 단수 예고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오전 10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병입 생수를 면사무소 등으로 긴급 공급했고, 소방차와 급수차를 투입해 생활용수 공급에 나섰다.

급수차가 도착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들이 김치통, 아이스박스, 양동이 등을 이용해 길게 줄을 서 물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급수차 운용에서 명확한 기준과 이동 경로에 대한 안내가 없었고, 주로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급수차가 우선 배정되면서 문제가 벌어지기도 했다.

후순위로 밀려난 단독주택 등에서는 계곡물이나 저장해둔 물을 이용해야 했다. 이에 행정당국으로 민원 전화가 쇄도했지만, 정확한 안내를 받지 못한 주민들이 발을 구르기도 했다.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식수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영업을 중단했다.

시는 소방 및 구군,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 민간 지원을 포함해 급수차 39대를 아파트 단지와 주거 지역별로 지정 배차해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단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생수를 무제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단수 장기화에 대비해 주민 불편을 줄이고, 수돗물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