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2년만에 홍수특보…반천에선 車 51대 침수
2025-07-21 이다예 기자
2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6시를 기해 울산에 내렸던 호우주의보가 해제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같은 날 오후 9시를 기해 태화강과 동천 관련 홍수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태화강에 홍수특보가 발령된 것은 2023년 8월 태풍 ‘카눈’ 때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울산에는 17일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171.9㎜(기상대 기준)의 비가 내렸다. 울주군 두서면은 332.0㎜, 삼동면은 269.5㎜, 북구 매곡은 193.0㎜를 기록했다. 한때 시간당 58.5㎜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신고가 빗발쳤다. 울산경찰청에는 19일 새벽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피해 신고가 총 181건 들어왔다. 도로 침수 등 교통불편 129건, 주택 침수 3건, 신호기 등 시설물 고장 27건, 맨홀 뚜껑 열림 등 14건, 산사태·토사 유출 8건이었다.
도로 곳곳이 침수되며 차량 통행도 제한됐다. 북구, 울주군, 중구, 남구 지역 도로 24곳에서 한때 차량이 통제됐다.
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중구와 울주군 공공시설 17곳에서 침수나 석축 붕괴 피해가 발생했다. 흙탕물로 변한 태화강물이 하류 강변 주차장과 산책로를 뒤덮으면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부 도로와 공터가 잠기고, 반천현대아파트 뒤쪽 공터에 주차된 차량 51대가 침수됐다.
주민들이 대피하면서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19일 북구 달천동 한 주택이 물에 잠겨 주민 1명이 대피했고, 울주군 삼동면 왕방·사촌·하잠 등 3개 마을 150가구에 대피가 권고돼 일부 주민이 마을회관에 잠시 머물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울주군 범서읍 한 사찰에서는 산사태로 60대 거주자 1명이 다쳐 소방대원들에 의해 이송됐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언양 분기점 인근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흙이 일부 차선을 막아 현장 정리를 하는 동안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태화강 국가정원도 집중호우를 피해가지 못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중구 태화교 기준으로 수위 4.2m부터 침수되기 시작하는데, 19일 오후 3시께 태화교 지점의 수위가 3.33m를 기록하면서 주의단계(4.5m)까지 근접했다. 결국 태화강 국가정원 일부 구간이 침수되면서 19일 예정됐던 ‘불후의 명곡-록 페스티벌 인(in) 울산 특집’ 무대와 ‘울산스토리 야시장’ 일정이 연기됐다.
울산시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직후인 19일 오후부터 중구·남구와 협력해 인력 130여명과 살수차, 스키로드 등 장비 30여대를 긴급 투입해 태화강 국가정원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어 다음 날 오전부터 인력 100여명과 장비 20여대를 동원해 대부분 구간에 대한 복구를 마쳤고,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개통했다.
다행히 학교 등 교육기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신속한 복구작업을 위해 출입통제 등에 협조해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기상이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