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 국제거점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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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 국제거점화한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8.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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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를 보존하고 연구·홍보하기 위한 복합문화시설인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 건립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국가유산청이 이 센터를 국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울산이 산업도시를 넘어 생태·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타운홀 미팅 ‘반구천의 암각화, 울산의 소리를 듣다’를 열고, 울산시와 협력해 세계유산 등재의 후속사업으로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는 반구천의 암각화만을 다루는 공간이 아니라 전 세계 30여곳의 주요 암각화 유산을 모형 형태로 재현하고 이를 통해 시민 교육, 홍보, 연구 기능을 수행하는 국제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유네스코의 공식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글로벌 기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암각화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암각화 모형과 디지털 콘텐츠를 갖춘 전시공간이 조성되며, 외부에는 야외 체험존과 탐방로, 휴식 공간 등이 들어선다. 아울러 지역 커뮤니티센터와 연계한 교육·연구 프로그램도 운영해 울산 시민과 국내외 관람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날 미팅에는 허 청장을 비롯해 국가유산청 관계자, 울산시, 문화재·관광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암각화의 지속 가능한 보존 방향과 센터 설립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가유산청은 암각화센터 건립 외에도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대곡마을 진입로 정비 △세계유산축전 개최 △유산 활용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세계유산 후속 지원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여규철 지역유산전략지원단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암각화를 울산의 대표 브랜드로 삼아 울산이 산업수도를 넘어 역사문화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문화권역 조성, 관광형 콘텐츠 개발, 지역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보존·위기관리 체계 구축 등을 주요 실행 방안으로 제시했다.

시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반구천의 암각화 보존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사연댐 수문 설치 문제와 관련해 시민들은 “이미 대곡댐이 식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사연댐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며 “수문 설치보다는 댐 해체를 통해 대곡천 일대를 재자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김종열 반구대암각화시민모임 대표는 “약 100만평에 이르는 대곡천 일대를 어떻게 보존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할지에 대한 큰 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연댐 해체 등 보다 과감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인 주민 지원책에 대한 요청도 나왔다. 대곡리 암각화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세계유산 등재 이후 관람객이 늘었지만 대부분 머무는 시간이 1시간 남짓에 불과하다”며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볼거리, 체험거리, 먹거리 등 콘텐츠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강물로 인해 가까이에서 반구대 암각화를 보기 어렵다”며 근접 관람을 위한 동선 개선이나 관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허민 청장은 “암각화센터가 조성되면 지역주민들이 보존, 해설, 교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 우선 채용을 추진하겠다”며 “접근성 개선과 긴급 보수 등 시급한 현안부터 해결하겠다. 반구천의 암각화를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울산의 대표 문화콘텐츠이자 세계와 교류하는 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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