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윤석열 정부 당시 거대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에선 ‘침묵시위’를 벌인 반면 이날 자당 소속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선 ‘극찬’을 하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였고, 국민의힘 역시 윤 대통령 시정 연설에선 박수를 치며 극찬한 반면 이 대통령의 두 번째 시정연설에선 공교롭게도 자당 소속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과 맞물려 본회의 불참을 통한 시위를 펼쳤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한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내란의 상처를 딛고 민주주의·민생·미래를 동시에 복원하겠다는 국가 비전을 분명히 제시했다”고 호평하며 법정 기한 내 처리를 다짐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APEC도 A급이고, 시정연설도 A급이었다”며 “대통령이 지적으로 게으르면 전 국민이 고생하고 대통령이 지적으로 부지런하면 전 국민이 행복하다. 후세에 역사가들은 이 대통령이 과거를 청산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연 미래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적었다.
정 대표는 “내년도 728조원 예산은 국민의 혈세인 만큼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 기한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과 민생·복지·안전을 큰 축으로,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을 열 비전을 제시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은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백년대계를 만들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날 특검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해 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규탄 시위를 한 데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대신 이 대통령의 국회 도착에 맞춰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어두운색 정장을 입었고,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의원들은 “범죄자 왔다. 범죄자”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쳤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국민의힘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의 치졸한 야당탄압 정치보복과 특검의 야당 말살 내란 몰이 목적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작년 12월3일 밤 국민의힘 107명 의원 누구도 의총 공지 문자메시지로 표결을 포기하거나 방해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언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시정연설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 시정연설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