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동구에 따르면, 관내 공중화장실 가운데 비상벨 설치 대상은 57곳이다. 이 중 여성화장실에는 모두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반면 남자화장실에도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10곳에 불과하다.
북구의 경우 북구 환경위생과가 관리 중인 설치 대상 공중화장실 30곳 가운데 남자화장실에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남구와 중구는 비교적 설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남구는 남자 공중화장실 106곳 가운데 84곳에 비상벨을 설치했으며 중구 역시 83곳 중 63곳에 설치를 완료했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설치 현황에 차이가 나는 배경에는 제도적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현행법에는 ‘화장실 내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남녀 화장실 모두에 비상벨을 설치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기준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비상벨은 그동안 성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여자화장실에 우선 설치돼 왔고 남자화장실은 상대적으로 설치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상벨이 단순 성범죄 예방에 국한된 장치가 아니라 심약자 등 취약계층의 건강 이상이나 각종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시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남자 역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중화장실 안전 관리 역시 성별 구분 없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 5개 구·군은 남자화장실 비상벨 설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보건소 등 노약자와 건강 취약계층의 이용 빈도가 높은 공공시설 화장실을 중심으로 남녀 구분 없이 설치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그나마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여자화장실을 중심으로 비상벨 설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남성도 다양한 위급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고 있다”며 “기존 설치 현황과 예산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남자화장실까지 비상벨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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