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별장’은 잔디밭과 관리동, 일부 주거용 건물까지 약 2만㎡가 국유지다. 신격호 롯데그룹 전 회장은 대암댐 조성으로 고향이 수몰되자 1970년 이 곳에 별장을 지어 사유지처럼 사용해왔다. 2m 높이의 담장을 둘러치고 정문에는 ‘개인 소유지입니다’라는 안내문까지 붙여놓았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8년 국유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변상금을 받는 것으로 방치해왔다.
이 같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지 3개월만인 2019년 8월 수자원공사-롯데-울주군은 친수공간 조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실무협의 후 구체적인 업무협약을 맺지 못한 상태에서 2020년 1월 신격호 명예회장이 작고하는 바람에 추가협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 후 다시 1년여가 지났으나 롯데측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자 수자원공사는 원상복구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다. 울주군이 군예산으로 수변공간사업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오래된 수목으로 잘 가꾸어진 정원은 이제 곧 나대지로 돌아가게 된다.
시민들의 자산인 수변공간을 50여년간 무단점유해 개인공간으로 사용해온 대기업과, 20년 가까이 울산시민 몰래 변상금을 챙겨왔던 수자원공사는 지금도 지역주민들의 바람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2019년 5월 삼동면발전위원회는 울주군과 수자원공사에 “롯데측이 무단점유 중인 삼동면 둔기리의 국유지를 현 상태로 유지해 시민들에게 개방해달라”며 호수공원 조성을 요청했다. 1969년 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주민들의 바람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관해온 울주군의 안일한 행정도 문제지만 수자원공사도 울주군에 모든 책임을 맡겨놓고 뒷짐을 진채 원상복구만 외치고 있을 입장은 분명 아니다.
롯데별장을 중심으로 한 대암댐 주변은 자연환경 상태가 우수하다. 특히 롯데별장은 조경적 가치가 뛰어나 원상복구해버리기엔 아까운 곳임에 틀림없다. 롯데별장을 중심으로 둘레길을 조성하면 힐링공원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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