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림 보호 위한 백신은 산불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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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림 보호 위한 백신은 산불예방
  • 경상일보
  • 승인 2021.03.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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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곤 울산 온산소방서장

코로나19의 한파에도 2021년의 봄이 돌아왔다. 감염병 방역지침상 여행이 자제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나 회식 등은 줄었다. 하지만 산행인구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통계를 봤다. 봄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희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짝 마른 임야로 산불 발생이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2019년 봄 강원도 고성에서 대규모 산불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2020년 다시 속초 등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두 차례 산불로 1300여㏊의 산림이 소실되고 수많은 주민이 갈 곳을 잃었다. 국지적인 양간지풍은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빨라 삽시간에 불길이 확산돼 많은 피해가 발행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탓에 고온건조해지는 기후변화로 호주, 미국,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대형화되는 추세다.

울산에서도 지난해 3월19일 울주군 청량읍·웅촌면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519㏊가 소실되고,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 지자체, 경찰, 군인 등 3000여명과 부산, 경남, 경북 등 인근 지역에서도 지원 출동을 했다. 소방헬기, 소방차 등 총 150여대가 동원돼 밤새 진화작업을 하고 다음 날 오후에서야 겨우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산불 진화의 현장지휘관으로서 건조해진 임야에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는 산불은 현재의 인력과 장비로는 진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체감했다. 산불이 민가로 접근하는 것을 밤새 막았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응어리로 남아있다.

울산은 산림면적이 전체 면적 1059㎢의 65%인 688㎢를 차지하는 녹지도시다. 소방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산불은 40건으로 대부분의 화재는 울주군에서 발생했다. 또한 최근 10년간 202건의 산림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봄철에만 123건으로, 산림 화재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이처럼 산불은 고온건조한 봄에 많이 발생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수분 증발량은 늘어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풍도 3월에서 4월 초까지 많이 발생한다. 이 시기의 산불은 강풍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불씨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재발화할 수 있어 완전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

산불발생 주요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100건으로 49.5%, 논·밭두렁 소각이나 쓰레기 소각 등이 89건으로 44%를 차지한다. 기타 원인으로는 건축물 화재로 인해 인근 산으로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산행 인구 증가로 입산자 부주의에 의한 산림화재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산림청에서 지정한 봄철 산불조심 기간은 2월1~5월15일까지며, 산림 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을 가지고 들어가는 행위,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하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울산소방본부에서도 산불조심 기간 동안 산림 내 사찰 및 문화재 등에 대해 합동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며 의용소방대원과 함께 산불예방 캠페인 등 산림화재 예방 활동도 실시할 계획이다.

산불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다. 첫째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통행이 제한된 등산로에는 출입하지 않아야 하고 셋째, 입산이 가능한 경우라도 화기나 인화물질을 휴대하지 않아야 한다. 넷째로 산림 또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지구의 허파’ 라고 불리는 산림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유일한 탄소 흡수원이다. 각종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깨끗한 산소를 만들어준다. 또 심신의 안정, 치유와 회복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야생동물의 보금자리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처럼 산림은 우리 인간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고 있다. 인류의 귀중한 자산인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지키고 보호하는데 모든 시민이 동참하기를 희망해 본다. 윤태곤 울산 온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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