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의 관광지, 유원지 등에는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제4차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라 나왔지만 시민들은 귓등으로 들었다. 이러다가 정말로 비상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방역당국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번 북구 사우나발 집단감염은 이른바 3밀(밀집ㆍ밀접ㆍ밀폐)의 조건에서 발생했다. 확진자 발생은 7일 1명을 시작으로 8일 11명, 9일 19명, 10일 15명 등 나흘간 46명으로 늘었다. 8~9일 이틀간 검사 받은 인원만 1954명에 달한다.
10일 확진된 23명 가운데 9명이 초중고 학생 및 돌봄강사라는 사실은 사태를 더욱 우려스럽게 한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5개 초등학교 학생 6명, 2개 중학교 학생 2명, 1개 고등학교 학생 1명, 1개 초등학교 돌봄 강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교육청은 9곳 중 6곳을 전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으나 학부모들의 걱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규 확진자 중 5명이 울산지역 대기업 현장 근로자라는 사실도 우려스럽다. 이들은 직장 내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나와 학교, 그리고 대기업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확진자를 양산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시는 사우나발 확산세가 앞서 울산에서 41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부산 장례식장발 변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양상을 띤다고 보고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많은 전문가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4차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검사소 설치를 두고 정부와 울산시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지금은 정부와 울산시, 시민 모두가 한 뜻으로 매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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