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언어의식 조사
일상화된 온라인 소통상황서
나쁜 언어사용 습관화 분석
지역어 사용자는 9% 줄어
말하기와 언어예절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 국민 열 사람 중 다섯 명은 일상 대화에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일상화된 온라인 소통상황서
나쁜 언어사용 습관화 분석
지역어 사용자는 9% 줄어
지역어(한 지역에서 많이 쓰는 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높아졌으나, 정작 지역어를 쓰는 사람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또 국민 다수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몰라 곤란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46.9%는 욕설을, 48.1%는 비속어를 우리 국민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욕설·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32.6%가 기분이 나쁜 것을 표현하기 위해, 23.1%는 습관적으로, 22%는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2005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기분 나쁨 표현은 55.6%에서 32.6%로 줄었으나,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답변은 1.2%에서 23.1%로 크게 높아졌다. 온라인 소통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욕설과 비속어가 쉽게 전파되고, 일상적으로 이런 말들을 접하게 되면서 문제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어 사용자는 줄었으나 지역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높아졌다. 평소 표준어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56.7%로 2005년에 비해 9.1%p 늘어났다. 지역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지역어를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낀다는 답변은 79.9%로, 2010년(58.9%)에 비해 21%p 상승했다. 이는 교육, 방송 등 공적 영역에서 표준어가 사용되고,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표준어 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89%는 신문·방송에서 나오는 말 중 의미를 몰라 곤란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가끔 있다는 52.7%, 자주 있다는 36.3%였다. 특히 자주 있다는 응답은 최근 5년 사이 30.7%p 증가했다. 곤란함을 겪은 말로는 전문용어(53.3%), 어려운 한자어(46.3%), 신조어(43.1%) 순이었다.
이에 대해 국어원은 신종코로나 상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전문용어와 어려운 한자어가 다수 사용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개선할 점으로는 ‘복잡하고 길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50.8%)과 ‘낯선 한자어 등 어려운 단어 사용’(48.2%)을 꼽았다.
한편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는 일반 국민의 언어사용 행태와 국어에 대한 관심을 알아보기 위해 2005년부터 5년 주기로 진행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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