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꼬이는 野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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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野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1.03.1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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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등록 코앞인데 지지부진

LH 투기의혹 반사이익으로

후보 단일화 절박함 줄었고

국민의당 ‘통큰 단일화’ 요구

후보선출 일정 차질 불가피
▲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14일 국민의힘 오세훈(왼쪽)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7서울시장 보궐선거가 ‘D-23’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4일 보수야권의 서울시장 주자인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측이 후보단일화 협상의 ‘벼랑 끝 대치’를 계속했다. 양측은 지난주 고성을 주고받은 마지막 회의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이날 예정됐던 비전 발표 역시 무산됐다.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을 불과 나흘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김무성 공동대표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거듭 촉구하기 위해 별도의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다.

두 후보뿐만 아니라 각 정당과 지도부의 손익계산까지 뒤얽히면서 협상이 산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특히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으로 재보선 판세가 급격히 야권으로 기울었다는 판단 하에 후보단일화의 절박함이 줄었고 협상테이블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이 ‘일괄 타결’을 고집해 협상을 좌초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이 이른바 ‘경쟁력’ 조사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에 합의하지 않으면 비전 발표회와 TV토론 일정에도 합의할 수 없다고 버틴다는 비판이다.

안 후보가 토론 횟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전략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오 후보측 의구심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시간이 없으니 눈앞에 있는 것부터 빨리 단계적 타결을 하자는 게 불합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일괄 타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통 큰 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대변하는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이 오 후보와는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협상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보선 이후 지도체제 개편이 예정된 국민의힘 내부사정까지 고려하다보니 후보자 간 ‘통 큰 합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오 후보와 실무협상단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해서 황당하다. 심지어 국민의힘 측 실무협상단 3명도 3인 3색이라 협상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가 이날 오 후보에게 연락해 “차라리 실무협상단 없이 후보끼리 만나 담판 짓자”고 제안한 것도 이러한 기류를 반영한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앞서 두 후보가 합의한 17~18일 여론조사와 19일 단일후보 선출 일정도 그대로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8일 오 후보와 안 후보의 ‘맥주 회동’을 계기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단일화 협상이 공회전하는 배경에는 급변한 선거지형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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