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바닥난 울산시 살림살이, 이대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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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바닥난 울산시 살림살이, 이대로는 안됩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1.03.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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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호근 울산시의회 의원

울산시의 곳간이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 이미 수년전부터 주력산업의 쇠퇴 등으로 세수가 줄어들고 경기침체가 지속되어 긴축재정이 불가피했는데도 송철호 시장은 취임 이후 각종 선심성 사업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성과가 불투명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왔다. 이런 방만한 재정운영은 코로나 사태가 오기도 전인 2019년, 취임 2년차에 이미 2000억원이라는 큰 빚을 떠안은 결과로 나타났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울산시는 재정여건을 감안한 시급성과 효율성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온갖 사업을 찾아내 발표부터 하는 ‘지르고 보자는 식’의 시정운영과 방만한 재정운용에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급기야 이런 재정운영으로 올해만 해도 1300억원이라는 엄청난 빚을 또 지게 되었다. 곳간이 텅텅 비었으니 빚을 낼 수밖에 없겠지만, 송 시장 취임이후 살림살이 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울산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한 것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코로나 사태와 재정악화 등으로 큰 빚을 내어 시정을 운영해야하는 위기 상황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다. 그런데도 올해 4조원 규모의 울산시 예산내역 면면을 들여다보면 기가 막힌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이 불투명한데도 공무원 해외연수비 등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는가 하면,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신규사업으로 대거 편성했고, 시장업무추진비와 시 홍보예산도 대폭 증액시켰다. 이러고도 재정이 바닥이 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송철호 시장은 지난해 12월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제출과 관련한 연설을 하면서 “한 푼의 낭비도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 헛말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시민들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인데 빚을 내어 겨우 이런 곳에다 쓰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대체 누구를 위한 예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곳간이 바닥이 나자 그동안 숨겨오던 문제점이 드러났다. 어렵게 따낸 국비 매칭사업들이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국비사업은 국가정책상 꼭 필요한 사업들인 동시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전국 각 지자체들이 먼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런데 이런 주요 SOC사업 등에 국비를 확보해 놓고도 시비가 없어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울산시에서 일어난 것이다.

부족한 시비 규모도 거의 1000억원(울산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건립비 75억원 등)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일이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울산시에서는 코로나 사태 위기 극복을 위한다면서 전 세대(46만7000가구)에 일률적으로 10만원씩 재난지원금(467억원)을 지급했다. 그것도 설 목전에 지급한다며 타 지자체와 경쟁하듯 부산을 떨었다. 수십억 원의 재산이 있어도, 좋은 직장에 고액의 연봉을 받아도 똑같이 지급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재난지원금을 일률적으로 지급한 광역자치단체는 전체 17곳 중 4곳(경기도, 제주도, 대구시, 울산시)에 불과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도 226곳 중 39곳만 지급한다.

이런 선심성 지원금이나 각종 이벤트성 사업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하게 줄이고 재정을 조금만 더 탄탄하게 운영했더라면 울산의 미래가 걸린 국비매칭사업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비사업은 시비를 매칭하지 않으면 다시 국가에 반납해야 하는 돈이기에 하는 말이다.

울산시의 올해 4조가 넘는 예산내역을 다시한번 촘촘히 재분석하고 각종 선심성 사업에 대해 재검토하는 등 지금이라도 조속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고호근 울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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