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있으랴마는 특히 남구청장 선거에는 남구 주민 뿐 아니라 울산시민 모두가 관심을 쏟아야 한다. 남구는 울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초단체이자 사실상 울산의 중심이므로 남구의 행정은 울산시민 모두의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당선자의 임기는 법적으로 1년2개월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짧게는 11개월에서 길게는 5년이 될 수도 있다. 내년 민선 8기 지방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진다고 하면 1년2개월여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합쳐 동시에 치르게 되면 3월로 앞당겨져 임기는 겨우 11개월여로 줄어든다. 반면 이번 재선거 당선자는 다음 선거에서 현역프리미엄으로 인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으므로 사실상 임기가 5년여로 늘어날 수도 있다. 법적으로는 겨우 1년여짜리 재선거이지만 후보자들의 장단기적 비전을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다. 우선 임기가 짧은만큼 지난 3년여의 구정 공백을 재빨리 메울 수 있는 탁월한 역량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반면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가 임기 5년의 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될 수도 있으므로 남구의 장기적 발전비전을 갖고 있는지도 동시에 따져야 한다.
어떤 선거든 후보자의 1호 공약은 그 후보의 이념과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본보의 인터뷰에서 세후보는 공히 1호 공약으로 ‘경제 위기 극복’을 꼽았다. 그러나 후보마다 해법은 조금씩 결이 다르다. 김석겸 후보는 일자리 확보를 해결책을 내세우고 있다. “경제적 수입 없이 복지문제, 문화예술, 관광 등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동욱 후보는 지역의 상권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관합동 TF팀 운영, 남부경찰서 일원 특화거리 조성, 공영노상주차장 점심·저녁 시간 주차비 면제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석 후보는 민생 회복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연간 평균 500억원 이상 되는 순세계잉여금과 낭비성 예산 등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1호 공약만으로도 후보들의 정책방향을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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