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비가 그친 이후 울산 남구 궁거랑, 중구 태화강국가정원, 울주군 작천정 등에는 벚꽃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제가 전면 취소됐지만 밀려드는 상춘객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작천정 벚꽃터널의 경우 인근 공한지에 차가 빽빽하게 들어찼고, 주변 도로는 그 자체가 주차장이었다. 벚꽃 명소에는 사람들이 대거 밀려들면서 거리두기 자체가 유명무실해졌고, 인근 음식점들 중에는 띄워 앉기, 명부작성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벗고 사진촬영을 하거나 5명 이상이 모여 도시락을 먹는 모습도 많았다. 방역 관계자들이 벚꽃거리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방송을 통해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8일 신규 확진자는 482명으로, 전날(505명) 보다는 23명이 줄며 500명 아래로 내려왔다. 하지만 주말에는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그간 신규 확진자는 300~400명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정체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각종 소모임, 직장,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며 서서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특히 이번 주말 벚꽃이 절정에 이르면서 확진자는 대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서는 26~28일 사흘 간 1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1140명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나들이객들이 운집하는 바람에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새로운 지역 감염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4월 중순 이후 4차 유행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비율이 30% 가까이 돼 방역 당국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종식은 아직 요원하다. 국내 인구 대비 접종률은 겨우 1% 선에 그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몰려드는 방문객들을 통제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갖춰 놓아야 할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울산이 코로나19의 온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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