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남구청장 후보, ‘로컬텍트’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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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남구청장 후보, ‘로컬텍트’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3.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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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여야 대표들이 울산을 다녀갔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27일 울산을 찾아 서동욱 남구청장 후보와 박기홍 군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28일 울산을 찾아 김석겸 남구청장 후보와 김기락 군의원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탓에 울산지역 유권자들조차 지역 선거 관심도가 낮다. 투표율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부산 선거 지원에 나선 중앙당 인사들이 거리상 가까운 울산을 들렀다가 가는 바람에 유권자들의 반짝 관심이 살아나긴 하지만 여전히 주민들 속으로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사인 지역발전에 대한 후보들의 비전이 지역주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데다 울산을 찾은 여야대표들에게서도 지방발전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엿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는 정부에 결정권이 있는 김석겸 후보의 공약에 대해 “중앙당 차원에서 검토를 시작했다”고 했다. 울산 공공의료원 유치 및 예타 면제와 울산농수산물시장 부지에 국제에너지거래소 설립 등 김석겸 후보의 공약을 읊으면서 여당 후보이므로 무조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반복했을 뿐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서동욱 후보 지원유세에서 현 정부를 비판하며 무조건 야당을 찍어야 한다는 식의 정권심판론만 앞세웠다.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아니고, 고작 남구청장과 군의원 1명을 뽑는 재선거다. 기초단체장이나 군의원은 생활정치인이다. 남은 임기도 고작 1년여다. 여야대표가 지방선거지원을 나왔다면 적어도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회복불능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을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를 말해야 한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등 선거를 앞두고 내세운 중앙정치권의 입에 발린 약속에 수없이 배신감을 느껴왔던 울산이다. 표를 찍어주면 공공시설 하나 해준다는 식의 선거운동도 이젠 그만해야 한다.

시대정신에 따른 새로운 정치인이 필요하다. 특히 도시를 운영하는 CEO라 할 수 있는 기초단체장의 인식과 역량은 도시의 품격을 좌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로컬텍트(지역울타리활동)로 삶의 방식이 급변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라면 적어도 지역주민들의 정주여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시 운영의 철학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5일째다. 선거일은 9일 남았다. 투표를 하기 전에 후보들에게서 도시의 미래를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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