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인사만 초청 오찬 이례적
吳와 재건축규제 완화 이견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에
“국민 공감대 생각해야 해”
吳와 재건축규제 완화 이견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에
“국민 공감대 생각해야 해”

두 시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문 대통령이 야당 인사만을 초청해 오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두 시장이 응해 성사된 첫 대면 만남이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안내로 상춘재 앞뜰에 먼저 자리했으며, 문 대통령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들어서자 각각 주먹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두 시장에게 “취임을 축하드린다.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취임하셨다. 저도 당선되고 곧바로 취임했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박 시장은 “귀한 자리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두 시장은 상춘재 앞뜰에서 선 채로 5분가량 담소를 나눈 뒤 오찬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비공개로 이어진 오찬에선 코로나 사태, 부동산 문제, 민생경제 회복 등 서울시·부산시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오 시장은 재건축 규제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안전진단 강화가 재건축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찾은 일을 거론, “생활과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가 돼 있는데,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재건축을 막고 있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을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입주자들이 쉽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하려 할 수 있다. 그러면 낭비 아니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과 투기 억제,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인데, 이는 서울시와 다를 게 없다”며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와 더 협의하고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과 관련,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돼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프다. 두 분 모두 고령이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는 박형준 시장이 “전직 대통령은 최고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큰 통합을 재고해 달라”며 사면을 건의한 데 대한 답변이다.
현시점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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