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의 대기오염과 건강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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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의 대기오염과 건강영향
  • 경상일보
  • 승인 2021.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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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보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 사무국장

대규모 국가산업 시설이 위치한 울산은 대표적인 환경보건 취약도시이다. 산업단지의 영향으로 유해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이 많고 연중 농도변화가 크다. 특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황산화물 배출의 경우는 각각 약 9만4000t, 4만6000t으로(2017년 기준) 다른 광역시들과 비교해 큰 차이로 많다. 산업단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은 지역 전반에 대기오염도 상승을 유발하고 시민들의 건강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지역특성상 따뜻한 계절이면 해풍의 영향으로 산업단지 풍하측에 위치한 도시지역 시민들이 고농도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

최근 울산의 대기오염도 변화는 물질에 따라 추세가 다르고 뚜렷한 증가 경향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해서 일부 VOCs와 중금속 농도가 높고 주요 배출원과 도시주거지역이 인접해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기오염에 대한 주민 노출과 건강영향 문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VOCs 주민 노출 문제는 환경부 지정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가 최근 수행한 울산지역 VOCs 농도분포 조사연구 결과에서도 그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지난 2020년 울산지역 69곳에서 동시 수행한 VOCs 농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산업단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영향이 뚜렷하고 산단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농도가 급격히 감소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벤젠과 자일렌의 경우 일부 산단지역이 도시주거지역의 농도에 비해 각각 약 8배와 5배 가량 높았다.

대기오염물질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검증된 환경 매체 중의 하나로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노출될 수 있고, 그 노출이 비자발적이며 제어하기 어려운데다 다양한 건강영향이 나타나는 점에서 보건학적으로 중요하다. 울산은 산단에서 배출되는 많은 유해대기오염물질이 포함된 오염된 공기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대도시다. 이는 주민들의 노출과 건강영향으로 연계될 수 있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의 체내 중금속 및 VOCs 대사체 농도가 정상범위에 가깝지만 대조지역 주민들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조사돼 산단의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 영향을 추정할 수 있었다.

산업단지 대기오염 배출과 관련해서, 초미세먼지(PM2.5) 오염 문제도 중요한 부분이다. 석유화학공단을 포함한 여러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은 울산의 미세먼지 오염을 심화시킨다. 특히 VOCs와 중금속은 미세먼지 구성에 영향을 주어 미세먼지 유해성을 높일 수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는 울산 산단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소아들의 미세먼지 노출이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유의미하게 악화시킬 수 있음을 국외 저널에 발표하였다.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배출과 도시 교통량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질소산화물(NOx)의 고농도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울산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가 공동을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NO2농도의 노출이 소아들의 아토피피부염 증상악화와 유의한 관련성이 있음을 파악하였다.

울산은 인구 백만이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로서 지역 대기오염도 변화에 대한 해상도 높은 감시가 필요하고 시민들의 건강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COVID-19 사태와 관련해서도 필요성이 크다. 최근 PM2.5 NO2 등의 대기오염물질의 장기노출이 COVID-19 증상악화 및 사망과 관련될 수 있음이 미국과 영국 확진자 대상 연구에서 보고되었다. 앞으로 환경부와 울산시는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 및 노출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관련 연구기관을 지원하여 대기오염과 관련 환경보건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정책 마련을 통해 산업발전과 함께 시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인보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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