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남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은 마치 일상처럼 천연덕스러웠다는 점에서 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한 보육교사는 3세 원생에게 12분동안 물 7컵을 억지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의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100여건의 학대를 저질렀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같은 아동학대는 그만의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다. 아동의 부모가 법원을 통해 CCTV영상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학대가 훨씬 더 일상화해 있음을 발견하고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그 결과 보육교사 8명 이상이 수백건의 학대를 저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보육교사들이 △다른 아이를 때리라고 시키는 행위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강제로 입에 넣는 행위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행위 △아이를 밀어 벽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는 행위 등을 상습적으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아야 할 본분을 저버린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행위들을 서슴없이 저지른 것이다.
어린이를 안전하게 키워내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임무다. 어린이집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보육은 물론이고 가정내 보육을 담당해야 하는 대다수 여성의 사회활동도 어려워진다. 여성인력은 미래지향적 사회를 위한 기본 인프라다. 보육이 무너지면 사회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미래가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차제에 남구 뿐 아니라 울산 전역의 어린이집에 대한 일제조사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인성조차 갖추지 못한 이같은 보육교사가 울산 남구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울산에만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유독 울산에서 어린이집 학대사건이 빈발하는 것에는 분명 다른 지역과 다른 문제점이 있다고 봐야 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만 나오면 울산이네’라는 댓글이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어린이가 안전하지 않은 도시는 미래가 없다. 인구증가를 위해 온갖 대책을 다 강구해도 안전한 보육이 보장되지 않으면 모조리 허사(虛事)가 될 뿐이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