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중구 원도심 ‘크레존’ 또다시 장기방치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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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 중구 원도심 ‘크레존’ 또다시 장기방치 될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6.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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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원도심 상권 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크레존의 개장이 또 불가능하게 됐다. 새 사업자가 건물을 개장하지 않고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매각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가 없다. 영화관을 포함한 문화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입점을 통해 중구 상권을 견인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특히 올해 연말에 울산시립미술관이 개장하면 크레존과 같은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크레존은 울산의 중심가에 자리한 옛 상업은행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문을 닫은 상업은행은 2002년 민간에 매각됐다. 민간사업자는 연면적 7300여㎡ 지하 1층~지상 8층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다가 공사대금 지급 등의 문제로 2007년 공정률 80%에서 중단한 후 10여년간 폐건물로 방치돼 왔다. 다행히 2019년 12월 새 사업자가 나타나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4월 사용승인까지 마쳤다. CGV 영화관과 키즈랜드 등의 입점을 확정하는 등 개관을 앞둔 시점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일이 틀어졌다. 상가분양도 저조해 적자를 무릅쓰고 개장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민간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립미술관 개장을 앞둔 울산시와 중구의 입장에서는 크레존이 다시 폐건축물로 방치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시립미술관 유치와 함께 문화도시 조성에 많은 공을 들여왔던 중구는 미술관 개관을 원도심 활성화의 새로운 계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도시인 이 일대는 규모가 큰 건물이 별로 없다.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기대할 만한 건물이 많지 않다는 말이다. 크레존은 시립미술관 정문에서 불과 100여m 남짓 거리에 있다. 미술관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인 크레존이 또다시 수년간 방치된다면 미술관 활성화에도 적잖은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와 중구는 크레존의 빠른 개장을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기존 사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거나 새 사업자 선정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간 건물이라고 마냥 방치해두어서는 안 된다. 많은 지자체들이 빈 건물 활용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도 공사중단 건물에 대한 지원으로 무료컨설팅 등을 해주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방치된 폐건물은 도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크레존이 또다시 수년간 빈 건물로 방치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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