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9일 대선을 9개월 앞두고 보수야권 ‘장밖’의 주자 가운데 ‘윤석열-최재형’ 2강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초부터 유력 대선주자가 많은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과는 달리,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의 주자는 낮은 여론에 밀렸으나 장밖의 ‘윤-최’구도가 강화 되면서 대선정국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 야권의 이른바 ‘플랜B’로 부상한 최재형 원장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에 사의를 밝히며 정치 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또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원장의 이러한 언급을 종합해 볼때 대선 일정과 야권 내부 상황을 고려하면 적어도 8월엔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이날 사의를 표명한 최 감사원장의 정치참여 가능성에 대해 “고독한 개인이 결단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최 원장에 대해선 항상 좋은 평가를 하고 있고, 충분히 저희와 공존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 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일”이라면서도 “그분의 향후 진로에 대한 건 그분의 몫”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최재형 감사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50분께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이 이날 오전 9시 사의 표명을 공식화한 지 8시간50분 만이다.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은 29일 오후 1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윤석열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자리’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의 출정식을 치른다.
서울 광화문 캠프 사무실을 가동하고 공식 페이스북 계정도 열어 직접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포석이다.
총 113개 언론사가 취재 신청을 할 만큼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아직 소규모 진용만 갖춘 윤석열 캠프는 ‘빅 이벤트’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나타냈다. 윤 전 총장은 며칠째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출마의 변을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검찰총장이지만 현 정권의 폐해를 몸소 경험해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면서 빅텐트의 기치를 내걸고 반문세력의 깃발을 들겠다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정권교체를 통해 공정과 상식, 애국, 헌법정신 등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