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 협약식’에 참석한 이들은 경선 레이스에 이제 막 돌입한 만큼 덕담과 견제성 발언이 동시에 오가며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사전행사로 진행된 ‘너 나와’ 행사에선 후보 1명이 다른 후보를 콕 짚어 질문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정 주자를 반복해 지명할 수 없어서 후보 간 고른 발언 기회가 보장됐다.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박용진 후보를 지명, “지금처럼 투자할 돈이 남아도는 시대에 이자율을 0.5%로 해도 돈을 안 빌려 가는 시대에 가능한 것인지 나중에 토론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며 박 후보의 법인세 감세 주장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박 후보도 이 후보를 지목하며 “저와 참 비슷한 게 많다. 어떤 일이든 한번 한다면 성과를 낸다. 이재명과 양자 구도로 대한민국을 들썩들썩하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낙연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저격수를 자임한 추미애 후보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빌려 윤 전 총장을 직격하는 ‘이추제윤’ 전략을 구사했다.
이 후보는 “요즘 윤 전 총장이 하는 걸 보니 추 후보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윤석열씨의 법치, 공정,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치우쳐 있구나, 역사 인식이 대단히 얕구나 싶어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으로 만났을 때 많이 애태우셨겠구나”라고 했다.
양승조 후보는 호남 지지세가 강한 이낙연 후보를 지목, “민주당 재집권의 전략적 요충지는 충청도인데 호남에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지지율이 낮은 것을 셀프 디스로 승화해 웃음을 자아낸 후보도 있었다.
김두관 후보는 최문순 후보를 지목한 뒤 “최 후보와 저는 간당간당한 후보다. 과감한 자치분권, 균형발전에 대한 방안을 듣고 싶다”고 언급했다
지명한 후보와 지명받은 후보들은 어깨동무하거나 손을 맞잡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후보들은 공명 선거·성평등 실천을 다짐하는 서약을 마친 뒤 지도부로부터 현장의 민심을 잘 들어달라는 의미로 ‘액션캠’을 선물로 받았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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