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갱년기 증후군
‘갱년기’는 노화 또는 질병에 의해 난소 기능이 쇠퇴하면서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한다. 갱년기 가장 대표적 증상은 생리가 불규칙해지며, 중단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만 49.7세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은 여성이라면 나이가 들고 찾아오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폐경과 동시에 많은 여성이 인생의 봄날이 끝난 것 같다는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이런 무력감과 함께 순환기계, 근골격계, 신경정신계 등에서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근골격계 이상 증상으로는 어깨결림, 허리통증, 관절통 등이 있다. 신경정신계에 문제가 생기면 불안, 불면, 무력감, 우울 등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질 건조감이나 성욕 저하, 요실금, 소화불량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만성적으로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 질환 등도 발견될 수 있다.
김경실 동강한방병원 침구과 전문의는 “갱년기엔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수월하게 갱년기를 지낼 수 있다”며 “40대 이전에 난소절제 등으로 조기폐경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엔 갱년기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했다.
◇갱년기 증후군 관리법
갱년기 여성호르몬 변화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골다공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가 오면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으로 수영, 자전거 타기가 알맞으며, 낮에 산책하듯 걷는 것도 우울한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김 전문의는 “규칙적인 운동은 홍조 현상, 야간 발한, 수면장애 등 주요 갱년기 증후군을 완화한다”며 “특히 갱년기 무렵부터는 뼈가 더 약해지는 만큼 골밀도 향상에 좋은 운동 위주로 1주일에 3회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래도 잠을 설친다면 수면시간 30분 전 15분 정도 족욕을 해주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잠옷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 리넨, 마 소재로 바꿔 ‘꿀잠’을 잘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는 게 좋다. 의류뿐 아니라 침구류도 같은 소재로 교체하면 더 개운하게 잠들 수 있다.
여기에 안면 홍조가 심하면 너무 뜨겁거나 매운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하고, 술과 카페인이 들어간 식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콩, 자두, 우유 등은 갱년기 회복에 좋지만, 기름지고 짠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여름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는데, 얼굴 발한이 고민이라면 이를 자극할 수 있는 카페인이 많은 제품은 피하는 게 좋고, 냉음료로 배가 차가워지면 상대적으로 얼굴로 열이 더 뜰 수 있다”며 “이보다는 오미자차, 석류차로 몸의 열을 식혀주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증후군을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안면이 빨개지고 땀이 나며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신허(腎虛)형’,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함을 호소하는 ‘심신불교(心腎不交)형’, 쉽게 분노하고 상열감을 호소하는 ‘간울(肝鬱)형’이다.
이런 증상들은 각각 또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갱년기 여성들을 괴롭힌다. 한방에서는 침, 뜸, 약으로 갱년기 증후군을 줄일 수 있다. 다른 치료에 비해 부작용도 적고 근본 치료를 통해 다양한 증상을 한 번에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전문의는 “갱년기 증후군은 기본적으로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증상들이나, 최근 들어 사회적, 심리적 요인과도 밀접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한방 치료와 함께 앞서 조언한 생활 수칙을 잘 지킨다면 갱년기 증후군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문의는 “갱년기 증후군 치료는 적절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환자 혼자 감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 가족의 관심과 배려를 통해 함께 헤쳐 나가야 하는 문제다”며 “평소 아내나 엄마가 우울해하거나, 신경질적으로 변했다고 해서 ‘갱년기 탓’을 하며 무심하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 시기를 지내는 아내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