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레저용 차량(RV)으로 사실상 넘어갔다. ‘차박(자동차+숙박)’ 열풍에 양사의 신차 라인업도 RV 모델에 편중되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5일 현대차·기아의 8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세단·해치백 등 승용 모델은 국내에서 3만1179대가 팔리며 양사의 전체 국내 판매(9만237대)의 33.9%에 그쳤다.
반면 RV 모델은 4만455대가 판매되며 47.9%를 차지했다.
연간 누적 판매를 기준으로 승용 모델이 RV 모델보다 적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2000년 양사 합병 이후 처음이다. 양사 승용 모델의 올해 누적 판매 비중은 2002년(39.4%)과 2003년(38.7%)을 제외하고 역대 최저치다.
반면 RV 모델의 누적 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상용차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에서 40%대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 5만1034대 중 승용 모델 비중은 34.0%로 7월(34.0%)에 이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RV 모델 판매량이 2개월 연속 승용 모델을 앞질렀다.
현대차의 신차 라인업에서도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차급별로 RV 모델리 촘촘하게 구성됐다.
지난달부터 출고가 시작된 EV6 역시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처럼 RV 모델로 개발돼 향후 전기차 판매가 늘면 RV 판매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자동차에 쾌적한 거주 공간에 대한 니즈(요구)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RV의 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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