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 중국 헝다(恒大) 그룹 부도위기, 미중 무역 갈등 재개 등 글로벌 경제불안감이 커지며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국내 주식시장은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치솟아 1200원대에 근접했다. 3년물과 10년물 국고채의 경우 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금융시장 충격파···에너지 위기 고조
미국 등 주요 경제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등 여러 악재와 맞물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전일 3000선이 붕괴된 코스피는 6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2900선을 위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01p(1.89%) 내린 2962.17에 마감, 7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6021억원을 팔아치웠다. 시총 상위 종목 10개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차는 연중 최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7.83p(2.83%) 급락한 955.37에 종료해 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증시를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크게 출렁거렸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8.7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7bp 오른 연 1.650%에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31달러(1.7%) 상승한 배럴당 78.93달러로, 7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다. 23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4일 역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력난을 촉발한 천연가스 가격은 올들어서만 129%나 급등했다. 전력생산에 쓰이는 전력용 연료탄은 t당 206.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에도 전기료 등 공공요금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울산 산업계 긴장감 고조
글로벌 에너지위기에다 중국·인도 등의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울산 산업계도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력난으로 천연가스, 석탄, 원유 등 에너지원 가격이 일제히 치솟아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 현지공장을 가동중인 기업, 배터리 핵심 소재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철강·비철금속 업계는 ‘비상’이다.
중국의 전력사용 제한조치로 포스코가 장가항포항불수강 가동을 일부 중단한데 이어 현대차그룹의 베이징 1·2·3공장, 창저우와 충칭 등 중국 내에 5개의 생산기지도 전력 사용량을 제한받고 있다. 전력난이 장기화되면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계도 전력난으로 중국 배터리 소재 업계가 설비 가동률을 낮추면서 향후 소재 수급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비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등 철강·비철금속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철강가격이 오르거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조선업계에 즉각적인 불똥이 튀게된다.
반면 유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화학업계는 함박웃음이다. 국제유가의 꾸준한 상승으로 9월 넷째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덜당 6달러로 손익분기점(4~5달러)을 훌쩍 넘겼다. 9월 마지막주 정제마진은 10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수주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유가강세는 호재다. 유가 상승이 원유 수요를 끌어 올려 수년간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나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