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진수식에는 천안함 피격 희생 장병의 유가족 50여명이 참석했다. 담담하게 진수식을 지켜보던 이들은 스크린에서 천안함 용사를 기리는 장면이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가족을 잃은 아픔은 결코 아물 수가 없는 법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장교로 복무할 예정인 김해나씨는 이날 진수식에서 “아빠도 이 배를 타고 바다를 지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임관되면 새 천안함에 가장 먼저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함은 논란을 야기할 이유가 없는, 역사적 교훈이다.
안타깝게도 이날 진수식에는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대령)과 생존 장병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새 천안함을 보고 싶었을 그들이 진수식 참석을 거부한 것은 ‘잠수함 충돌설(說)’을 퍼뜨린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린 때문이다. 방심위는 ‘천안함이 좌초 후 잠수함 충돌로 반파됐으며 함정 절단면에 불탄 흔적이 없어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라’는 내용 등의 유튜브 게시물에 대해 국방부가 삭제 또는 접속 차단을 요청한 데 대해 지난달 28일 ‘해당 없음’ 결정을 내렸다. 최 전 함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데, 이들은 어느 나라 기구인가?”라고 적었다.
천안함 침몰 직후 미군 오폭설이나 좌초설, 유실기뢰설, 내부폭발설 등 온갖 억측이 난무했으나 그해 5월 민군합동조사단과 국제조사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결론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며, 이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공연한 논란을 더이상 야기할 이유가 없다. 새 천암함이 현대중공업 앞바다에 뜬 순간을 계기로 더는 정당성 없는 문제제기도, 소모적 논란의 확산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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