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울산시립미술관) 개관 코앞…건축물 본 시민 품평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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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울산시립미술관) 개관 코앞…건축물 본 시민 품평 잇따라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12.2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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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립미술관 실제 건물 전경.

미술관을 논할때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제1호 소장품은 미술관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내년 1월6일 문을 여는 울산시립미술관(UAM·Ulsan Art Museum)은 총 다섯 건의 개관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시립미술관은 이미 개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민사회는 SNS 공유와 댓글을 통해 울산 최초 공공미술관의 1호 소장품(건축물)에 대해 이미 온갖 감상평을 쏟아내는 중이다.

회자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미술관 개관을 기대한다는 내용이 가장 많다. 더불어 눈으로 확인가능한 건축물의 외관을 콕 찝어 품평하는 글이 적지않다.

이는 개관이 임박해 진 미술관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는 반증이다. 반가운 현상이지만 한편으론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단순미’ ‘상징성’을 이유로 높은 평점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상상했던 모습과 다르다’ ‘기대치에 못미친다’ ‘어디선가 본 듯하다’는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않다.

▲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 울산시립미술관 조감도.

몇몇 시민은 2년여 이상 ‘조감도’ 속 이미지만 머리속에 떠올리다가 막상 실물 건축물을 접하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진 조감도 속 미술관은 탁 트인 전망 아래 미술관 건축물이 한 눈에 보이도록 그려져 있다. 절제된 선과 균형적 배치가 느껴져 기대감을 가졌으나, 실제 현장에서 본 미술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가로막힌 듯 답답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나마도 지하로 숨은 면적이 많아 미술관으로서의 위용을 느끼기 어렵다고 했다.

한 상인회 회원은 “‘미술관’하면 웅장한 건물과 아름다운 광장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다 지어진 우리 미술관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문인은 ‘성냥갑’같다고, 또다른 이는 ‘공용주차장’이라고, 심지어는 ‘판문각이냐’는 희화된 표현의 댓글도 달렸다.

한 미술작가는 또다른 댓글에서 부산의 대규모 카페 건축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울산시립미술관 건물이 그 카페 건물과 너무 흡사해 디자인 도용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개인적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문화공간이 개장하면, 이같은 공간 품평은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긍정적 피드백이 많으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부정적 견해가 이어질 때는 사업을 진행한 행정 조직이나 디자인 및 설계에 참여한 관계자들 모두가 당혹스럽다.

비슷한 선례는 지난 2016~2017년 부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 세워진 부산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이 아니라 제조공장, 할인유통매장처럼 보인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개관 이후 부산현대미술관은 건축물 외곽을 식물로 뒤덮는 설치작업에다 부산비엔날레 등 전향적 전시를 선보이며 여론을 전향적으로 뒤집기위해 갖은 애를 썼다고 한다.

▲ 부산 영도 피아크카페갤러리.
▲ 부산 영도 피아크카페갤러리.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우리 미술관은 울산동헌과 울산객사(터)와 같은 역사공간을 양옆에 끼고 그 가운데에 현대미술의 보고를 짓는 사업이었다. 그러면서도 과거 풍경을 해치지않고 두 공간을 단절시키지도 않으면서 전체가 하나되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행위가 일어나는 곳, 그런 가치가 공존하는 ‘레이어드 스케이프’(Layered Scape·중첩된 풍경) 개념을 이해시키면서 새로운 전시문화로 인식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한 건축가는 “미술관 공간에 대한 시민들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기준이 다른 만큼 다채로운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다만 미술관 사업은 처음부터 비좁고, 길쭉하고, 오르막 경사지의 한계상황에서 시작했다. 그 같은 측면에서 우리 미술관 건물은 공간과 공간,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기능성과 개방성, 가치의 공존을 의미하는 상징성 면에서 중요한 과제를 잘 수행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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