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울산 전국체전) 홈페이지를 보면 내년 10월7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전국체전 경기 중 보디빌딩이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나머지 경기는 문수보조경기장·울산문수야구장·문수테니스장·성광여고 체육관·태화강 등을 비롯해 체육시설이나 실외에서 치러진다.
보디빌딩은 울산 전국체전 기록종목 13개·토너먼트 26개·시범종목 1개 등 총 40개 종목 가운데 시범종목의 일환으로 열린다. 보디빌딩은 지난 2005년 울산에서 열린 제86회 전국체전에서도 개최됐지만, 당시에는 KBS울산홀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개최 장소로 소개된 울산문예회관 관계자는 “울산 전국체전 기획단 측에서 대공연장 사용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 상태다. 다만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 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 전국체전 기획단은 보디빌딩은 경기장 세부 시설규칙상 1000석 이상 좌석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체육관이 아닌 무대시설과 관람석, 조명·음향시설을 갖춘 극장식 경기장이 필요해 울산문예회관측에 개최 여부를 타진했다는 입장이다.
체전 기획단 관계자는 “대규모 전국행사를 울산에서 치르다 보니 많은 경기장이 필요하다. 대회 규정에 맞춘 경기장을 섭외하기 위한 노력 일부로 울산문예회관을 선택했고, 타지역에서도 문예회관에서 열렸다”며 “울산문예회관도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다. 홈페이지 표기와 달리 경기장은 사정에 따라 언제든 변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대규모 전국단위 체육대회에 문예인들의 일방적인 희생 강요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지역 예술인은 “순수 예술분야 공연·전시만 하기에도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공연일정이 겹쳐 치열하게 경쟁하고 일정을 조절해 겨우 날짜를 잡을 수 있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예술인은 “타 도시에 비해 열악한 문화시설을 보유한 울산에서 울산문예회관의 위상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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