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통화량·가계대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주택가격 위험지표도 높아졌다.
일례로 2020~2021년 사이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는 연평균 각각 20.1%, 11.4% 증가했으며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연평균 7.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20년 기준 200.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6.7%보다 높은 수준이다.
집값도 크게 뛰어 지난해 4분기 현재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은 전국은 7.6배, 서울은 19.0배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표본 분석 결과 2019년 6월~2020년 12월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 개인차주의 가계대출은 총 부채잔액 기준으로 3.4%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은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대출은 24.7% 늘었다.
이 기간 저소득층의 부채는 감소했지만, 중·고소득층의 대출은 크게 증가해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내리면 유동성이 증가하는 상관관계는 뚜렷하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금리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와 유동성은 주택시장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데 지역별 영향력은 서울, 수도권, 지방 광역시 등의 순으로 컸다.
유동성과 금리 등은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버블’(거품)을 일으키고, 또 버블을 붕괴시킨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보고서는 북유럽과 일본, 미국 등의 사례 연구 결과를 보면 유동성 공급 확대와 부동산 수요 증가, 리스크 관리 미흡 등이 부동산 버블을 일으켰으며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정책 등이 버블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은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택시장 확장기와 수축기에 대비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석현주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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