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미(味) 와 미(美) 그리고 미(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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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미(味) 와 미(美) 그리고 미(me)
  • 경상일보
  • 승인 2023.05.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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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진 갤러리리아 대표·삼영화학 대표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1기

필자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가?” 묻곤 한다. 그때마다 “제 취향이 확실해서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다른 답은 없을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온 정성을 다하는 확실한 내 취향 때문이다.

나의 취향은 예쁜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주된 관심사는 미(味) 와 미(美), 이 두 가지다. 미(味)를 대표하는 ‘음식’과 미(美)를 대표하는 ‘미술’은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미술작품이 색, 질감, 형태 등의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사용하여 미에 관련된 감정을 전달하는 것처럼 음식에서도 맛, 향, 질감 등의 다양한 감각적 요소를 사용하여 맛과 관련된 감정을 전달한다.

나의 감정을 상대방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예술이라는 큰 장르라 할 수 있다. 그 중 미술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음식도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케이크나 초콜릿 같은 달콤한 음식은 기쁨과 만족감을 전달하고, 스파이시한 음식은 자극적이고 격렬한 감정을 전달한다. 전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함께 경험 할 때에는 희로애락의 공통의 교감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味) 와 미(美)는 어떻게 서로 관련이 있을까? 음식은 미(美)적 감각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요리사는 음식 재료를 선택하고 조합하며, 맛과 향, 질감 등의 다양한 감각적 요소를 조절하여 완성도 높은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최고의 요리는 예술 작품과 같이 수많은 고민을 담은 창작 과정을 거친다. 현대의 요리는 단순한 포만감의 추구를 넘어 창의적인 예술의 경지에 오르고 있다. 미(味)에 미(美)를 더 했을 때 놀라운 시너지가 창조되며 우리의 식욕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술에서는 색, 질감, 형태 등 감정을 전달하기에 음식 재료 자체를 사용한 작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초콜릿, 과일,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들도 있으며, 이러한 작품들은 과감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며 음식과 미술의 경계를 허물어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미(味) 와 미(美)를 더욱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요즘에는 음식과 미술이 만나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장 혹은 레스토랑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거나, 아름다운 플레이팅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창조적인 에너지를 느끼며, 식도락과 예술적 감성을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나만을 위한 아름다운 맛의 한 끼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다. 최고의 한 끼를 나에게 선물을 해 보자. 요리를 잘 못해도 마트에서 쉽게 구하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으로도 충분하다. 대신 요리(味) 보다 미(美)에 조금 더 신경을 써 보자. 요리를 담아내는 접시를 고르고 테이블을 예쁘게 꾸미는 것은 음식의 맛과 미적 요소를 조화시켜서 더욱 즐거운 식사자리를 만들어 낸다. 레스토랑처럼 식탁위에 하얀 테이블보를 깔고 화병이나 장식품을 올려놓고, 방울토마토, 브로콜리 같이 눈에 띄는 색의 장식용 과일이나 야채를 준비해 접시에 담긴 요리 옆에 놓으면 준비한 요리가 훨씬 맛있어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는 도구도 예쁘고 좋은 것으로 준비하자. 이렇게 나를 위한, 또는 우리를 위한 아름다운 요리를 준비하다 보면 음식이 주는 섭취 이외의 감동이 생길 것이다.

미(味)과 미(美)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맛 뿐만 아니라, 색, 질감, 형태 등의 다양한 미(美)적 요소를 생각하며 미(味)과 미(美)를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우리의 인생을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정영진 갤러리리아 대표·삼영화학 대표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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