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동차 수출 누계 1000만대 돌파(1999년 5월12일)를 기념해 제정된 ‘자동차의 날’이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클러스터’를 구축한 울산은 2007년부터 자체 기념식을 열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차 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차 산업의 일대 변혁기를 맞아 울산 자동차 산업의 대응력을 강화해 나가야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생산량 기준 ‘세계 3위’에 오르며 최대 수출 효자산업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빅 3’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력을 확인했다. 자동차 산업은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중국 시장 붕괴,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 등 보호무역주의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안으로는 전기차 공장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차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및 경쟁력 향상이라는 쉽지 않은 난제에 봉착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기아 화성공장에 국내 최초의 전기차(PBV) 공장 착공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말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건립을 착공할 예정이다.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지역사회와 부품업계의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미래차 전동화 속도 만큼 차 부품업계의 퇴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미래차 준비가 안된 까닭이다. 국내 부품업체 중 2.3%만 미래차 관련 부품 생산 준비가 돼 있다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 결과도 나온 터다. 울산지역 1500여개의 차 부품업체 역시 미래차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것은 ‘도긴개긴’인 상황이다.
또 전기차를 구동하는 전장부품(전기차 부품)에 대한 울산의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은 또 다른 아킬레스다. 전장부품은 차량용 반도체, 텔레매틱스, 차량용디스플레이, 배터리, 모터, 카메라 모듈 등으로 미래차 산업의 핵심 요소이다. 그런데 울산의 차 부품업체 중 전장부품 업체 비중은 겨우 2.5% 뿐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공장을 짓더라도 타 지역에서 관련 부품을 조달해와야 할 형편이다. 차 부품산업의 업종전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칫 조선업의 고용위기지역 지정과 같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일이다. 자본력과 기술 부족으로 산업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한 지역 차 부품업체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울산시의 종합적·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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