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축 가운데 한 곳인 온산국가산업단지가 휘청거리고 있다. 평균 90%대의 높은 가동률을 보이던 온산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이 60%대로 급락했다. 현재 온산산단의 가동률은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추락한 상태다. 1974년 산업단지 조성 이후 고도성장 가도를 달려온 온산산업단지가 성장 정점을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음이다. 온산산단의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울산 산업과 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6월 온산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은 67.2%로 1년 전(91.2%) 보다 24%p나 급락했다. 평균 90%대의 높은 가동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이상신호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97년 12월(80.3%)과 98년 12월(80.4%)에도 80%대의 높은 가동률을 보였던 온산산단이다. 울산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한 온산공단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산단 입주기업의 생산은 뚝 떨어졌다. 6월 산단 생산은 4조219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1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주력인 석유화학(126개 기업)의 가동률(55.7%)이 전년(93.4%) 대비 급락했다. 이로인해 온산산단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석유화학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40.39% 격감했다. 또 산단 생산 중 거의 40%에 육박하는 비중을 가진 철강(32개 업체)의 생산도 1년 전보다 20.9% 감소했다. 기계업종의 가동률과 생산액도 크게 줄었다.
수출도 심각할 정도로 부진하다. 6월 산단 수출은 11억34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3.53% 감소했다. 비중이 가장 큰 석유화학 수출은 1년 전보다 57.33%로 급감했다. 같은기간 자동차와 조선을 앞세워 가동률(91.1%)과 수출(+1.61%)이 호조를 보인 울산미포산단과 대조적이다. 다만, 울산석유화학공단의 생산부진이 영향을 미치며 울산미포산단의 생산도 1년 전보다 5.88% 줄었다.
온산산단의 위기는 곧 울산 주력산업의 위기다. 이미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칫 울산 경제위기로 전이될까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산단의 노후화된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신산업을 유치하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노후한 산업단지를 혁신형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대개조 사업이 시급하다. 현재 온산산단은 울산산단 대개조사업에서 배제돼 있다. 정부와 울산시는 온산산단의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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