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의 도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시경쟁력은 7대 특·광역시 중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의 ‘성과부문’ 도시 경쟁력은 중위권으로 밀렸고, ‘경제’ ‘정주’ ‘연계 및 교류’ 등 ‘기반부분’ 경쟁력은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주력산업의 성장둔화로 8년째 인구 순유출 행렬로 광역시 소멸위기에 직면한 울산의 민낯을 반영한 씁쓸한 지표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끈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울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울산대학교와 함께 13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울산의 도시경쟁력 평가 및 강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남기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울산의 도시경쟁력 종합 평가’라는 주제 발표에서 “7대 특·광역시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울산은 성과부문 종합 4위, 기반부문 종합 6위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기반부문’에서는 ‘경제’ ‘정주’ 기반의 경우 인적자본, 거주안전 등 일부 평가항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열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연계 및 교류기반’의 경우에도 국제이동, 방문객집객 등을 중심으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성과부문 중 도시의 ‘성장’ 항목도 6위로 부진했다. 이는 주력산업 성장둔화로 최근 10년간 지역총생산 증가율이 전국 최저를 기록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기반 및 성과 부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종합적 극복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울산의 위기를 알리는 지표는 이 뿐만 아니다. 앞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시·도별 종합 순위에서 울산은 지역발전지수(4위)만 좋은 점수를 받았을 뿐, 창조잠재력지수(15위), 혁신지수(13위)는 모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또 지난 5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시도별 지역경쟁력(RCI) 순위에서도 비슷한 성적표가 나왔다. 울산은 우수한 산업역량 덕분에 종합점수(5위)는 상위권에 올랐지만, 혁신역량은 중하위권(11위)으로 처졌다.
전국의 연구기관은 앞다퉈 주력산업 이후 울산의 미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울산이 산업수도로서의 간판을 내릴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음이다. 산업 대전환기 지식기반서비스업 육성, 연구개발 확대 등 산업 생태계 변화 없이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꼬를 바꾸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날 세미나에서 울산 산업고도화 및 혁신생태계 강화방안에 대한 자기성찰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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