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조건부 백지화 의사를 표명한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이 결국 국회 국정감사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서범수(울산 울주군) 의원이 최근 롯데의 최고 경영자인 신동빈 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에 대한 국정감사 출석 요구서를 국토교통위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 간의 조율로 결정되는 출석 일정과 롯데 총수의 국감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국감장 도마 위에 오를 정도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신호다.
롯데가 지난 8년간 끌어온 이 사업을 끝내 접는다면 울산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약속과 신의를 저버리는 중차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울산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에 대한 입장과 추진 계획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서 의원은 지난달 20일 신동빈 롯데회장과 정준호 대표이사에 대한 국감증인 채택 요구서를 국토위 소속 김정재 간사에게 제출했다. 증인 채택 이유서에 ‘국토부가 지정한 도심융합특구 지역의 울산KTX복합환승센터 사업지연에 따른 질의’로 기재했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국감장에 오른다면, 롯데도 사회적 약속 파기에 대한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롯데쇼핑이 사업을 제안해 2017년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그동안 사업비 및 수익성 확보 문제 등으로 두차례 지정내용이 변경되는 등 지지부진하다. 롯데는 현재 소위 ‘돈되는’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안을 울산시에 요구하며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특혜 소지가 있다며 난색을 표명한 울산시와 ‘사업철회’라는 배수진을 친 롯데가 맞서는 형국이다. 이 사업이 백지화되면 울산시와 롯데 모두 KTX울산역 개발사업 차질에 대한 거센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듯 하다.
울산은 롯데 창업자인 고 신격호 회장의 고향이다. 때문에 울산시민들의 롯데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남다르다. 자본을 투자해 이익을 창출하고 성장을 도모하는게 기업의 목표인 만큼 롯데의 수익성 확보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주상복합건물이 아니면 사업을 접겠다는 떼쓰기식 통보는 울산시민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아니다.
롯데는 이제라도 그동안 시민들이 보여준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공공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울산역개발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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