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제2도심인 언양권 개발의 핵심인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업자인 롯데 측은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약속해 주지 않으면 사업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조건부 최후통첩에서 한걸음 살짝 물러섰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단했던 임시주차장 부지 공사를 재개하며, 사업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그런데 사업추진에 대한 롯데 측의 공식 입장이나 사업계획서는 아직 없는 상태다. ‘핵심’이 빠진 만큼 지역사회의 의구심도 스멀스멀 생겨나고 있다. 롯데는 KTX복합환승센터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안효대 경제부시장 등 울산시는 지난 13일 서울에서 롯데지주 측과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시는 이 자리서 환승시설부터 먼저 조성한 뒤 추가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를 롯데 측에 요구했다고 한다. 롯데 측에 사업에 대한 ‘공식화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롯데 측은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가 끝까지 ‘특혜성’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안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쳤다면 이 사업의 종착점은 파국이었을 게 자명하다.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롯데가 이 사업에서 손을 뗀다면 울산의 제2도심 개발사업 전반에 차질을 빚게 된다. 울산시와 롯데 측 모두 사회적 비판이라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롯데는 그동안 울산시민들이 보여준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민간사업자의 책무를 다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주문한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7만5480㎡(롯데 소유 3만7732㎡) 부지에 3125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환승센터와 판매시설, 환승 지원시설과 테마 쇼핑몰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롯데 측은 지난 8년여간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추진을 미루다 영화관 대신 분양 상가를 추가하는 등 사업 계획을 잇따라 변경하면서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공정률은 4%에 불과하다.
롯데가 지역사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려면 ‘약속의 징표’가 필요하다. 복합환승센터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밝히고 내용을 문서화하는 것이다. 울산시와 롯데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 등을 문서에 담는다면 향후 발생할 갈등의 소지를 차단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울산시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자를 배려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최적의 방안은 양측 간 원만한 소통과 합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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