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다윗과 골리앗 뒤의 깡패들을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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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다윗과 골리앗 뒤의 깡패들을 경계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11.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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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포탄이 터져 민간 가옥과 병원 건물이 무너지며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수술을 받던 환자와 치료진이 건물에 깔려 시체도 찾지 못했다. 중동 지역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수십 년 동안 참혹하게 이어지고 있다. 어릴 적에 이스라엘이 주위 아랍국가를 상대하며 연전연승을 거두자 다윗으로 비유하며 응원했었다. 골리앗은 이슬람 성전이라며 뮌헨 올림픽, 항공기 납치 등 테러를 저지르는 극렬단체를 앞세운 아랍 민족이었다. 그러다, 사상자 수에서 팔레스타인의 피해가 압도적이고 종교전쟁이 아니라 철저한 영토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땅에 유대인이 들어와 정착촌을 짓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압도적인 화력으로 영토를 넓히고 국가를 건설한 유대인이 침략자 골리앗으로 보인다. 양쪽 다 민간인이 잔혹하게 학살당해왔다.

유대인은 먼 옛날 이민족에 쫓겨 이집트로 가 노예로 살다 모세의 인도하에 돌아왔다가 다시 로마에 멸망 당해 뿔뿔이 흩어졌었다. 이들은 유럽 각 나라에서 마녀사냥을 당하며 박해를 받았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에서 황제 암살 사건과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에 누명을 쓴 일, 미친 독재자 히틀러가 저지른 홀로코스트의 학살로 유대인은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시오니즘으로 지금의 땅에 나라를 일군 것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니 어쩌겠는가. 역사를 보면 이들을 쫓아낸 로마 제국보다 더 늑대 같은 나라가 있다.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은 중동을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와 전쟁하면서 아랍 민족과 약속을 했다. 아랍인이 오스만과 싸워주면 이 땅에 하나의 아랍국가를 승인하고 지원하기로 ‘맥마흔 후세인 협약’을 하고 지원하였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영국 장교가 이때 활약했다. 영국은 전승국이 되었으나 약속을 어겼다. 이뿐 아니라 당시 유대인이 유럽에서 들어 와 정착을 하는 시기였는데 이들과도 비밀협약으로 건국을 승인하고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유대인과 아랍이 견원지간으로 충돌함을 알면서도 분쟁의 씨앗을 심은 간교한 술책이었다. 이러한 제국의 비열함은 늑대 같은 짐승보다 더 못한 행동이다. 짐승은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에서만 공격한다. 이들은 아프리카를 침략해 식민지로 황폐화하고 물러날 때 그들의 야욕대로 선을 쭉쭉 그어서 국경선을 정했다. 그 결과 부족은 갈라지며 부족끼리 죽고 죽이는 내전의 수레바퀴를 만들어 놓았고 지금도 그 대륙에서는 전쟁, 기아, 질병으로 지옥이 펼쳐지고 무기를 파는 강대국의 주머니만 채워지고 있다.

기록된 인류의 역사 수천 년 동안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몇 나라 되지 않는다. 만약 3차 세계대전 등으로 지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7개국이라고 가리키고 싶다. 지구상의 수백 개 나라 중에 이렇게 다른 나라를 짓밟은 국가로 꼽히는 저들의 침략성과 문화적 우월주의의 두 얼굴이 가증스럽다.

우리는 저들 중 3개 국가와 가까이 있고 갈등을 겪고 있다. 그 옛날부터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착한 민족이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그 온순함에 걱정되지만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덕목이다. 국민총생산과 총소득이 10위권인 우리가, 전쟁이 멈춘 지 불과 70년이 된 정전상태의 우리나라가 저 중동처럼 아비규환의 지옥이 펼쳐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다시 군국주의로 가고 있는 일본과 자기 손을 잡지 않으면 혼날 거라며 중화의 음흉한 얼굴을 드러낸 중국과 달러를 세며 국익으로 저울질하는 동맹국 미국 사이에 끼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을 보고 있다. 다른 땅에 벌어지는 전쟁을 보면서 종전 선언할 능력도 못 갖추고 전시 작전권도 갖고 오지 못한 우리가 한심하다. 나라가 미덥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라도 언제든 깡패가 될 수 있는 두 얼굴의 나라들에 관해 공부하며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아야 할 것 같다.

한치호 마인드닥터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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