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반딧불이를 증식하는 곳은 울산의 서쪽에 자리한 궁근정마을이다. 매주 화·수·목·금 4일간은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이곳에 다양한 체험을 하러온다. 2022년에는 오전에 반디교실을 했고 올해는 오후에 생태수업을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9시경에 증식장 문을 열면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 가사가 나를 반긴다. 가수 ‘중식이’의 노래 가사를 반디증식장 입구의 철문에 적어두었다. 서정적이기도 하면서 반딧불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노래이다.
잠시 눈길을 주고 나면 들려오는 산소발생기의 뽀글거리는 물방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각각의 수조마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고 반딧불이와 만나는 시작이다. 그리고 간밤에 먹이 활동은 정상적으로 했는지가 궁금한 것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조마다 일일이 확인을 한다.
애반딧불이 애벌레는 밤에 활동을 하며 다슬기를 먹고 살아간다. 먹이 활동이 끝난 개체들은 다시 돌밑으로 숨어 낮 동안 휴식을 취하고 이른 새벽에 먹이사냥을 시작한 개체는 다슬기와 함께 자신의 정체를 간혹 보여준다. 대부분은 아침이 밝아오기 전에 먹이 활동을 끝내는 편이다. 다슬기 상태도 확인한다. 먹이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상태가 좋지 않은 다슬기는 별도로 구분해 두어야 한다. 일일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일들이다. 끝나갈 무렵이 되면 오전에 체험을 온 학생들은 각각의 체험교실로 이동을 하고 인솔한 교사들은 이곳 땡땡마을의 안내를 받는다. 이제는 이분들과 반딧불이의 한살이를 이야기한다. 짧은 시간 만나기 때문에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빛을 낸다는 이야기와 함께 영상을 보여준다. 감사하게도 모두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듣고 질문도 한다. 이 시간이 소중하다. 반딧불이가 살아가야할 이유, 생물의 다양성이 중요함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오후에도 안내를 해야할 경우도 가끔씩 있다. 주제는 약간의 변동이있지만 반딧불이가 주제가 된다. 오후 5시경이 되면 물을 교체해줄 시간이다. 유리 수조에 담긴 물을 떠서 폭포처럼 여러 차례 떨어트려 주고 난 다음 물을 퍼내고 애벌레의 상태를 확인한다. 물과 함께 애벌레가 섞여 나오기 때문에 상태가를 알 수 있다. 애벌레는 탈피를 하기 때문에 껍질을 확인할 수 도 있다. 증식실은 늘 청결해야 한다. 사람들에 의해 오염원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한숨을 돌리고 나면 어둠이 찾아 오기를 기다린다. 애벌레들의 움직임이 원활한지를 살펴야 한다. 애벌레들은 돌들 사이로 기어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겨울잠을 자는 시기인 12월말에서 2월말까지를 제외하고는 늘 반복되는 일상이다. 일년 중 열 달을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반딧불이의 빛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본다.
김강수 별빛반딧불이복원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