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예계 ‘비전문인 수장’에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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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예계 ‘비전문인 수장’에 우려 목소리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4.03.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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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문화예술계 수장 자리에 문화예술 전문인사를 채용·임명하고 있는 추세와 달리 울산지역에서는 최근 몇 년 새 공무원 등 비문화예술계 출신들이 문화예술계 수장으로 잇따라 임명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울산에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원사 중 공공기관으로 된 곳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주문화예술회관, 중구문화의전당, 북구문화예술회관 등 총 4곳이 있다. 이 중 울주문예회관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공무원과 언론인 출신 등 비문화계 출신들이 관장직을 맡고 있다.

최근 북구문화예술회관 관장 자리에는 북구청 5급 승진 공무원인 백광현씨가 임명됐으며,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중구문화의전당 신임 관장에 10년 만에 공무원 출신인 이경희 관장이 임명됐다.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오영수문학관의 경우 지역 언론인 출신이 관장직을 맡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처럼 비문화예술계 출신이 수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고착화 된다면 울산 문화예술계가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예술계 한 인사는 “예전에는 중앙의 문화를 답습했다면 이제는 전문성이 있는 관장이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갖고 울산만의 지역적 색깔을 띤 문화예술을 전국에 알려야 할 때”라며 “전문직이 아닌 공무원, 언론인 출신이 관장이 되면 지역 문화예술계 활동가들이 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순수예술이 등한시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전문직 인사들은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관련)교육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공무원이나 언론인 출신이 관장이 될 경우 업무를 파악하고 색깔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이 관장으로 부임하면서 교육을 받기 위해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우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백광현 북구문예회관 관장은 교육을 받기 위해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운다. 자칫 회관의 중요한 사업 등을 추진하는데 있어 지연되거나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북구문화예술회관과 중구문화의전당 측은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는 담당자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구문예회관 관계자는 “공연 기획과 아카데미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직 직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중구문화의전당도 “관장 자리는 전반적인 운영을 살펴야 하는 자리다”라며 “공연과 예술을 기획하는 전문직도 신규로 한 명 충원했기 때문에 전문성 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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