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박상진의사 간찰 등 희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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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박상진의사 간찰 등 희귀자료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3.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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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진 의사가 1911년 작성한 간찰.
▲ 1891년 저술된 <향리문견록>.
▲ 이인중의 <간우유집> 목판.
울산박물관에는 수시로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 사전 예약을 하시기도, 불쑥 찾아오시기도 한다. 그 손님은 늘 선물을 가지고 오시는데, 이번 손님은 봄바람에 흐드러지게 흩날리는 벚꽃만큼이나 많은 수량의 유물을 가져다주셨다.

2020~2022년에 걸쳐 이창열님이 기증하신 학성 이씨 집안 관련 자료 1813점이 이번에 소개할 기증 유물이다. 기증자의 부친인 이병직님은 울산교육장을 역임하셨으며 대대로 내려오던 고문서와 전적을 정리해 소중히 간직하셨다. 부친이 돌아가신 뒤 장남인 이창열님은 문중과 논의해 울산 시민과 공유하고 후대에 안전하게 계승될 수 있도록 집안 자료를 울산박물관으로 기증하셨다.

자료는 조선시대에서 근현대에 걸쳐 만들어진 전적과 고문서였다. 학성 이씨 문중 사람들의 간찰, 제문 등에서부터 <대학> <논어> 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서와 <망조당유사> <학고유집> <이휴정선생문집> <염수헌문집> 등 울산 출신 유학자들의 다양한 문집이 있었다. 이 중 울산 이인중(1825~1896)의 <간우유집>은 목판과 함께 기증돼 그 가치를 더했다.

이외에도 1891년에 저술된 <향리문견록>은 울산 지역 인물 사전으로 각 인물의 본관, 자호 등 인적 사항과 주요 이력이 필사돼 울산 지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고문서를 정리하던 중 낯익은 글씨체를 확인하였는데 바로 박상진 의사의 간찰(簡札, 간지에 쓴 편지)이었다. 1911년 작성된 것으로 내용은 박상진 의사가 학성 이씨 문중으로 보내는 아버지 회갑년 초대장이었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귀한 자료들은 정말이지 학예사를 설레게 한다. 이 기증 자료들은 울산박물관을 더욱 알차게하고, 울산 지역사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사실 말이 1813점이지 분류, 자료조사, 사진 촬영, 유물 등록, 수장고 격납을 진행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행정업무에서 잠시 빠져나와 고문서와 고서에 빠져 지냈던 나날은 설렘 가득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최윤진 울산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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