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쉬(Arche, 면지) 화지 위에 시넬리에 오일파스텔(물감의 고체 형태)로 칠하고 긁기를 반복하는 스크래치 작업을 통해 본인만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오나경(사진) 작가의 29번째 개인전이 지난 22일부터 5월9일까지 갤러리큐에서 열리고 있다.
오나경 작가는 ‘Pure & Childlike’를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순수미학(근원적인 미)을 다룬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구작 2~3점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지난해와 올해 작업한 신작들이다.

울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나경 작가는 지난 1992년부터 오일파스텔 작업을 하며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83년부터 9년간 유화 작업을 했지만 보다 깊이 있고 선명하게 작품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요철이 있는 두꺼운 아르쉬 화지 위에 오일파스텔로 스크래치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오 작가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에 지금까지 연 29번의 개인전 중 27번이 초대전일 정도로 전국 갤러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 작가는 섹션1 ‘Pure’와 관련해 작가노트에서 “성장과 기다림, 고요와 신성을 품은 자연은 무수한 감각을 촉발시키는 근원적인 미의 세계다. 그 귀한 울림을 물성으로 구현하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 요철 화지에 오일스틱 드로잉을 반복하고 오묘한 색과 특별한 질감을 축적한다”며 “평온한 나의 자연에는 언제나 아련한 순수로 미소를 끌어내는 ‘어린 마음’이 공존한다”고 적었다.
그는 섹션2 ‘Childlike’와 관련해서는 “아이들의 낙서를 보며 기발함과 진정성에 경탄한다. 그들의 생각을 흉내낼 수 없어 훔쳐낸다”며 “사막 같은 화면에 칠하고 긁고를 반복하며 축적된 시간의 에너지로 벽화처럼 견고해진 보석 같은 동심이 풍화되지 않도록 박제한다. 그들의 순수를 ‘오마주’하는 작업은 숭고하다”고 표현했다.
한편 오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29회, 그룹전 등 400여회, 국내외 아트페어 50여회에 참가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문의 261·9101.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