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남부권의 숙원 사업인 울주군립병원이 옛 온양보람병원 자리에 오는 2026년 2월 개원한다.
군은 13일 의료법인 온그룹의료재단과 울주군립병원 관리운영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군립병원 청사진을 밝혔다.
이날 계약 체결로 온그룹의료재단은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울주군립병원의 위탁운영을 맡게 된다. 이후 성과 평가를 통해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우선 병상 수는 60병상에 진료과목은 응급의학과, 내과(소화기·신장·호흡기),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총 7과로 결정됐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처음부터 많은 병상 수를 개설하기 보다는 병상가동률을 살펴보면서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위탁운영자와 병원 운영 결과를 매년 점검해 군민들이 원하는 진료과목은 신설하고 관심도가 낮은 진료과목은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료과목에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군은 “앞서 용역을 통해 군립병원의 운영 과목 등을 분석한 결과 울주군 및 남부권 출산율을 고려했을 때 산부인과의 장기 운영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울주군립병원은 의사 12명을 비롯해 의료진과 직원 등 130여 명이 근무하고 응급실, 건강검진센터, 인공신장실, 물리치료실 등이 조성된다.
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과 외과 전문의 1명을 배치해 365일, 24시 주·야간 응급상황에 대응하도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군립병원 운영의 핵심인 의료진 수급과 운영 적자 문제에 대해서 군은 “부산의 많은 우수 의료진이 해운대에 거주하고 있는데 온양에서 해운대까지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충분히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군립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라 이점이 있다고 보고, 우수한 의료진 확보를 위해 위·수탁을 체결한 만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의료 인력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운영 과정에서 예상되는 적자 규모와 군의 지원에 대해서는 “병원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는 약 3~5년이 필요하다”며 “특히 1년차 때는 의료인력이 100% 투입되는 것도 아니다보니 상당한 적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석에서는 초기 연간 30억~40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군은 1~3년차까지는 병원 안착을 위한 필수 비용이라 생각하고 해당 적자는 군비로 재정 보조를 할 계획이다. 다만 3년차부터는 적자 폭을 확연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4년차부터는 응급의료 적자 부분만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군은 이달부터 위탁운영자와 함께 리모델링 설계를 추진하고 내년 12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한 뒤 2026년 2월에 울주군립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온그룹의료재단 관계자는 “울주군립병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우수 의료진 확보를 위해 의료재단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응급실 하나 없이 의료 취약 지역으로 방치된 울주 남부권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선 8기 1호 공약으로 울주군립병원 건립을 추진해왔다”며 “위탁운영자로 선정된 온그룹의료재단의 병원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울주군민의 의료 복지를 위한 군립병원 설립과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