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동기자의 이컷저컷 사진이야기]역사적 사실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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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동기자의 이컷저컷 사진이야기]역사적 사실과 기록
  • 임규동 기자
  • 승인 2024.08.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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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헌 박상진 의사의 동상이 1982년 태화강변에 세워진 지 42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남구 달동 문화공원 내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 가까이에 다시 세워졌다.
▲ 임규동 디지털미디어국장

고헌 박상진 의사의 동상이 1982년 태화강변에 세워진 지 42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남구 달동 문화공원 내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 가까이에 다시 세워졌다.

이를 보도하는 신문기사 안에는 하나같이 ‘박상진 의사는 양정의숙을 졸업하고 지난 1910년 판사 등용시험에 합격해 평양 법원으로 발령 났다. 그러나 이를 사퇴하고 독립운동에 투신…’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동상의 기단에 새겨진 약력에 이 내용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

박상진 의사를 깊이 연구한 한 박사에 따르면 박상진 의사가 1910년 판사 등용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 더구나 평양 법원으로 발령이 난 사실은 당시 합격자 발표 명단이나 임지 발령 관보 등 공식적인 문건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문헌으로는 1919년 3월26일 일제가 발행한 경비(警泌) 제26호로 불령선인(不逞鮮人)을 교육하는 경찰 비밀 문건으로 보이는 ‘조선인 개황 송부의 건’에 박상진 의사를 ‘경성 양정의숙과 판사 등용 시험에 합격한 학력이 있다’라고 하는 내용이 있을 뿐이다.

널리 알려진 김좌진 장군을 부사령으로 둔 최초의 전국적인 항일운동 조직인 광복회의 총사령이라는 무게와 지금까지 밝혀진 발자취만으로도 그 공과 활약이 차고 넘친다. 기록으로 확인 안된 ‘판사시험 합격과 평양 발령과 사퇴’라는 것을 꼭 끼워 넣어야만 더 영웅이 되는지 모를 일이다.

이병길 항일독립운동연구소장은 “기록을 왜곡해 독립운동가를 완전무결한 인물이나 지극히 영웅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역사적 사실이나 현실에 어긋나는 기억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적절한 영웅 만들기에 우려를 표했다.

임규동 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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