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여름철 먹거리 가격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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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여름철 먹거리 가격 ‘천정부지’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8.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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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냉면, 삼계탕 등 여름철 대표 음식들의 인기 속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냉면 전문점의 메뉴판.
입추가 지났지만, 연일 한낮 기온이 30℃가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여전히 여름철 대표 음식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중구 성안동의 한 냉면 전문점에는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가게 문을 여는 시간은 11시이지만 30분이나 일찍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일찌감치 문전성시를 이뤘다.

30분 가까이 줄을 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음에도 근처 김치찌개와 중국요리 전문점으로 이탈하는 사람도 없다. 소비자들은 저마다 양산을 들고 부채질하면서도 불편한 기색 없이 30분 가까이 기다리다가 겨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남구에서 냉면을 먹으러 이곳을 찾은 20대 이민정씨는 “날이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속이 끓는 것 같다”며 “솔직히 냉면 한 그릇에 1만2000원 가까이 드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런 날씨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말했다.

이 가게의 냉면은 한 그릇에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 사이로 형성됐다. 지난해까지 1만원 아래로 판매됐던 것이 올해 처음 1만원대를 넘겼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024년 7월 울산의 냉면 한 그릇의 평균가는 1만원이다. 5년 전 7967원에 비해 25.5% 올랐다.

같은 날 울산 중구 복산동의 또 다른 냉면 전문점에서도 점심을 먹으려는 인파로 낮 12시30분께 육수가 동이나 잠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곳 사장 A씨는 “지난해보다 방문하는 사람이 확 줄어들어 경기가 안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하지만 여름철 날씨가 더 더워져서인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반짝 손님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냉면과 함께 여름철 대표 음식인 삼계탕을 판매하는 전문점도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말복(14일)에 이어진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보양식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16일 울산 남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에는 평소보다 주문이 10% 이상 증가했다. 더운 열기가 펄펄 쏟아지는 뚝배기를 들이키면서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시원하다”며 웃었다.

이날 딸과 함께 가게를 찾은 50대 오상진씨는 “말복에 보양식을 먹지 못해 오늘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러 왔다”며 “이전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았는데 값이 올라서 큰맘 먹고 먹으러 오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024년 올해 울산 지역의 삼계탕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여기에 전복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하면 1인분에 2만원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18.8% 오는 것이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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