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본보에 게재된 한부모 3인 가구 주영이(가명, 11세)네 사연을 접한 울산에 거주하는 익명의 후원자가 지원을 결정하며 47호 나눔 천사가 됐다.
◇“작은 힘 나누는 게 더 감사”
익명의 나눔 천사는 초록우산을 통해 “부모의 선택으로 아이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타깝다. 보도 내용과 가정의 사연을 다시 들으니, 주영이 엄마가 아이들을 지키고 잘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껴진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보증금에 보탰으면 한다. 더 좋은 환경으로 이사해서 부디 건강하게 잘 성장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월 ‘집다운 집으로’를 보며 아이들의 가정 사연을 보며 늘 마음 한편이 저렸다”며 “기부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져 막상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눔 천사가 돼 누군가에게 작은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초록우산 담당자는 “후원자의 신원을 확인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따뜻한 마음을 널리 알리고자 했지만 극구 사양했다”며 “앞으로도 집다운 집으로를 통해 지역 아동들의 주거 빈곤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금자리 마련해 행복”
주영이네는 오는 9월 이사를 앞두고 열심히 짐을 정리하는 중이다. 신청했던 LH 전세 임대아파트에 선정되고, 나눔 천사가 보증금을 지원해 준 덕분이다. 주영이 엄마는 아빠와 이혼 후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다가 주영이 아빠의 사정으로, 급히 울산으로 와 주영이와 주연이를 양육하게 됐다. 이사를 오는 과정에서 급하게 집을 구할 목돈이 없어 주거 부담이 높았고, 이에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주차장 안쪽의 채광이 잘 되지 않고 곰팡이가 많이 피는 집을 구하게 됐다. 아이들과 살기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이사를 다짐하고 주말까지 할애해가며 일하고 있지만 소득이 높지 않아 목돈을 마련하기에는 빠듯한 실정이어서 걱정하던 중 나눔 천사의 도움을 받게 됐다.

주영이네가 이사하게 될 집은 아파트로, 채광이 좋아 곰팡이 걱정이 없다. 뿐만 아니라 방도 3개여서 사춘기가 다가오는 아이들이 독립적인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주영이 엄마는 “월세 부담을 덜고, 아이들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나눔 천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