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24시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상태바
구멍난 24시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9.03 0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70대 환자가 밤 늦은 시간 계단에서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병원은 환자의 간병인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확대 중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24시간 운영 중이어서 제도에 빈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울산의 A병원에 70대 B씨가 척추 지병으로 입원했다. 병원 진단에서 B씨는 약간의 파킨슨병 의심 진단도 받았다. B씨는 70대 고령이어서 수술보다는 경과를 지켜보자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A병원은 24시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별도의 간병인 없이 저렴한 가격에 입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당 서비스는 입원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이 필요 없도록 간호인력에 의해 전문적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받는 것이다.

하지만 B씨는 입원한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유족 등에 따르면, 병원이 공개한 CCTV를 확인한 결과 오후 11시 B씨가 병동에서 사라진 뒤 다음 날 오전 5시 방화문 계단에서 발견됐다.

유족들은 24시간 간병을 지원한다고 했는데도, 환자가 사라진 6시간 동안 행적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병원의 관리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이 B씨를 오전 5시에 발견했지만, 병동으로 옮긴 뒤 오전 7시가 돼서야 유족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타살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B씨의 부검을 진행했고, 유족은 이후 장례를 치렀다. 부검 결과는 2~3주 후 발표될 예정이다. 경찰에서도 해당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유족은 24시간 간병 서비스에도 B씨를 발견하지 못한 점, 관리 부재 등의 이유를 들어 병원에 사과와 장례비를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A병원 관계자는 “B씨가 병동을 나설 당시 근무 교대 등으로 요양보호사가 이동을 알아채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책임 소재 등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